찌질이와 모질이(에세이)

작은 순간들이 모이면 사랑을 지켜내는 큰 힘도 생겨...

by 숨이톡



♡놓지 않고 싶은 작은 순간들이 모이면
사랑을 지켜내는 큰 힘도 생기는 거야.♡

우리 여행 갈까?


계곡에 발 담그는 계절도 아닌

초겨울 야외 외진 숲 첫 데이트에서

몰래 버너를 켜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도 모자라

대중교통 시간에 맞춰 급하게 돌아가야만 하는

모질이에겐 턱없이 재미없는 데이트였고,

찌질이에겐 낭만으로 그 데이트가 끝났지.


모질이에겐 지질한 추억하나로

찌질이에겐 잊지 못할 추억 하나 가 된 거야.


처음 하는 사랑에서

배려 없는 찌질이의 데이트는 끝나지 않았어.


영화 보고 주점 가서 소주 한잔.
동네 친구 불러다 노래방까지
반복되는 데이트 코스에 쌓여가는 지루

모질이는 지쳐가고
단둘이 놀아주는 못하는 찌질이가

점 지루해져 갔지.


더는 참지 못한 모질이는 찌질이에게
"여행 갈까?"
"좋지, 누구랑 갈까?"
"우리 둘이서 가자!"
"무슨 재미로? 여럿이 가자!"
"둘이 가고 싶은데?"
"비용도 줄이고 시끌벅적 좋잖아,

여행은 시끄러운 게 좋아!"
'넌 늘 그런 식이야! 괜히 물었다!'
모질이의 마음속은 늘 서운함이 자리 잡았다.
둘도 아닌 셋, 넷이어야만 하는
찌질이의 소심한 마음자리가.
둘만 생각하면 안 되는 찌질이의 계산 속 지갑마저도.

모질이에겐 자꾸만 지질해진다.

찌질이와의 사랑에 구멍이 점점 커져가는데

전혀 예상 못하는 찌질이가 참 바보스럽다.

둘이 하는 사랑이 불편하다고

자꾸 피하면 어떡해?

쌓여가는 서운한 감정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알려고 하지 않으니까 삐그덕 거리는 거지...


사랑은 채워가는 것처럼 비워내는 것도 중요해.
여유 없다 느껴지는 마음 바쁨도
버리지 못하는 습관되면

비울 수가 없게 되는 거잖아.
묵힌 감정들이 낙엽처럼 쌓이고 쌓이면
태워서 없애도 주고 쓸어서 버려도 줘야 하는 거야.
그래야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꾸 채우지...

놓지 않고 싶은 작은 순간들이 이 모여야
사랑을 지켜내는 큰 힘도 생기게 되는 거아...

목요일 연재
이전 03화찌질이와 모질이(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