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을 하게 만드는 저 하찮은 쌀알을 위해

7. 산은 못 타지만 산타가 되고 싶었어.

by 야초툰
"제군! 보고하라! 살아있니? “


오늘도 어김없이 정확한 시간에 전화벨이 울렸다. 마치 게으름 교도소에 누워있는 아내의 생사 확인하는 교도관의 목소리와 같았다.


"아... 아.. 니.. 요.. “

"10시야! 이제 좀 일어나서 움직여야지"

"무슨 소리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야초 때문에 움직이다가 이제 막 누운 거야"

"에휴.. 못 살아 그래도 야초한테 감사해 야초가 아니면 네가 이불 밖으로 나오겠냐?"

"아.. 그건 인정"

자신의 출근 시간에도 누워만 있던 아내를 걱정한 남편은 그녀를 일으켜준 황봉사의 딸 효녀야초에게 오늘도 감사를 전하며 전화를 끊는다. 그의 말이 사실 좀 얄미웠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나의 하루는 야초로 시작해 야초로 끝나므로 말이다. 아침에 문을 여는 새벽 식당처럼 나는 눈 셔터를 올려 야초 밥 ->산책 똥 ->밥 ->야초 산책으로 셔터를 내린다. 그 시간 속 나의 모습은 거의 배터리가 죽어가는 시계를 다른 살아있는 생명체가 발을 툭하고 올려 초침을 조금씩 움직이는 것만 같다고나 할까?


자세히 톺아보자면, 정확히 아침 7시 20분에 옆에 코 골며 자던 야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내 팔을 툭툭 친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아.. 왜?"라고 뒤를 돌아보면, 어둠 속에서 야초는 강렬한 눈빛을 쏘며 “헤이 브로! 나 밥 먹을 시간이야"라고 말하며, 깡패처럼 배 까고 눕니다.


아침 10시 30분에는 아침에 흥건히 젖어있는 야초패드를 다 갈아주고 물을 갈아 준 후유증으로 누워있던 나에게 그녀가 찾아와 툭하고 나를 치곤 아무 말 없이 배를 까고 눕는다. 이번에는 “이봐 브로! 이렇게 내 배에 똥이 찼다고! 얼른 나가 개“ 비록 아침과 동일한 자세를 취하지만 조금 다급하게 다리를 떠는 모습에 나는 다시 일어난다.


그렇게 점심은 12시 30분, 저녁은 6시 그 외의 간식시간까지 보내면 남편이 돌아온다. 돌이켜보면 시계를 보는 인간보다 더 정확한 시간에 어쩌면 야초는 나를 찾아오는 것 같다. 게으른 엄마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이런 개 효녀 같으니라고!


그런 개 효녀 같은 모습을 남편을 출근하라며 깨울 때도 볼 수 있는데, 남편은 그 모습이 마치 자신에게 "아버님 이제 제 사료값 벌기 위해 일 나가실 시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내가 보기엔 “ 야 너 빨리 꺼져 거기 내가 잠자는 자리야!”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자신이 마려우면 화장실 드나들 듯 우리를 찾는 야초지만 내가 마려울 땐.. 아니 내가 부를 땐 절대 오지 않는다. 누가 그랬던가? 강아지는 부르면 온다고! 나는 사실 강아지가 부르면 오는 게 아니라 단지 주인이 강아지를 부른 타이밍과 그들의 욕구와 맞았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럼 고양이는 어떨까? 우연히 동물은 왜 부르면 오지 않는 걸까?라는 질문을 고양이를 키우는 언년이 언니에게 한 적이 있는데, 언니는 그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자신의 팔목을 쓰윽 꺼내 보여주었다.


언니의 손목엔 야솔이를 불렀다가 야솔이가 친히 만들어준 지워지지 않는 여러 개의 문신이 보였다. 언니는 그 문신을 가리키면서 총알 맞은 이정재처럼 대사와 같은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불러서 오는 건 바라지도 않아… 내 왼쪽 손 구멍 보이니? 야솔이 눈곱 떼려다가 야솔이가 뱀처럼 내 손을 감싸서 문구멍이야. 피도 났었었지. 너 몰랐지? 고양이도 문다는 걸. 그리고 이 상처는 말이야 건강검진받으려고 가방에 넣으려다가 그만... 흑흑. 하지만 어쩌겠니? 이렇게 사랑스러운걸.. 우리 야솔이는 말이야 “


그렇게 언년이 언니는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사랑스러운 자식 자랑을 시작했다. 이깟 상처! 그 귀여움을 보기 위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우리는 그렇기 불러도 오지 않지만, 심지어 주인을 물 때도 있지만, 오직 사랑스러운 이 한순간을 위해 오늘 하루도 부단히 노력해 나간다.


만약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이 심히 게으르다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보시길.. 누워만 있던 휴먼들이 그들을 위해 직립보행하게 될지어니..



엄마가 가실이 하네스를 들고 와서 말했다.

"바꿔줘"

"뭘?"

"야초 하네스랑 가실이 하네스!"

"왜?"

"가실이 하네스 찍찍이가 떨어졌어. 비싼 건데... 황서방이 미싱으로 고쳐서 써!"

엄마는 매번 필요한 게 있으면 바꿔 줘라고 말한다. 사달라고 하기엔 미안하고, 필요로 하는 걸 물물교환 형식으로 요청을 하곤 했다. 남편과 나는 비싼 하네스라는 말에 신이 나서 바꿔왔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했다.

!!!!!! 작다!!!!

앗! 산은 못 타지만 산타가 되고 싶었는데…. 야초야 ㅋ털 찐 거지? 그렇지?

흥!!! 누가 누구보고 살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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