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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디로운 Metime

Epilogue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by 씬디북클럽



엠비티아이 인프제래요

마틴루터킹 테레사수녀

전세계에도 많지않대요

소중하고도 귀중한성향


명랑하지만 조용도해요

말도많지만 귀도열어요

나도모르는 나의성향을

매일조금씩 알아가지요


4시44분 매일새벽을

새마음으로 시작하지요

따뜻물한컵 기지개켜기

어제의기록 좋은글필사


혼자산타기 혼자밥먹기

혼자카페에 혼자극장에

혼자놀아도 외롭지않죠

오직나에게 집중하지요


혼자있어도 소박한기쁨

함께있으면 수북한행복

나를데리고 잘놀다보니

다른이와도 더잘놀아요


내목소리에 귀기울여요

나의취향을 존중해줘요

나만을위한 미타임으로

오늘도나를 사랑해줘요





'마음'이라는 단어가 마음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달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코 '마음'이 될 것 같다.

40세는 불혹(不惑) 이라고들 한다.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사십춘기를 통과하고 있다. 온갖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판단을 흐리는 중이다. 하루에도 수백만 번씩 멀미날 정도로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환자도 아닌데 아프기만 했던 청춘의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허덕이던 서른 살도 못 참도록 아쉽지는 않다. 50대의 인생 선배 언니들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모습들이 진심으로 부러울 때가 많다.

제목에서부터 일단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책 한 권을 들고 도서관 옆의 작은 호수 둘레를 슬슬 걸었다. 하늘도 바람도 햇살도 모든 것이 편안하다. 어디에서 책 사진을 찍어볼까.

낙엽 위에 책을 올려놓고 한 컷. 너무 쓸쓸하다.
나무에 기대어 놓고 한 컷. 너무 딱딱하다.

딱 좋은 곳을 발견했다. 초가을 푸르른 나무들이 초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울타리 위. 딱 좋다. 나의 마흔도 그렇게 반짝이며 통과하고 싶다. 쉰 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미소 지으며 추억할 수 있기를.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국화 한 다발을 샀다. 오늘 하루를 가을꽃 향기로 추억할 수 있기를




p.37
고독함을 스스로 선택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고독함을 잊고 살았습니다. 고독 안에 조용히 침잠하여 사회적 관행을 요구하는 말을 잊기 위해 부단히 애쓰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무도 해줄 수 없는, 다음 한마디를 자신에게 꼭 들려주길 바랍니다.

"나는 지금, 여기 있다."


p.175
'나'에게 집중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천천히 걷는 겁니다. 보통 산책을 떠올리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산책하면서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p.204
마흔 즈음에 겪는 균열과 두려움과 우울함은 축복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끼워 맞춘 채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자신의 '자아'가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길 바랍니다.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김선호, 서사원,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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