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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 속 극유난
글쓰기는 10대부터 나의 대나무숲 같은 곳이다.
글로 다 토해내면 후련하고 정리도 되고 얼굴이 후끈거리는 반성도 되며 다짐도 하게 된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는 아기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자고 먹고 싸는 패턴을 일일이 기록하며 이게 너의 재산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뿌듯한 마음으로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신생아라고 하기엔 직장인 패턴이다.
밤새 통잠 자고 아침에 일어나 쭈쭈를 찾는다.
어쩜 이리 순하고착할까
생후 4개월에 아기랑 둘이 있어 심심하던 차에 실험 같은 장난을 해보았다.
마주 보며 앉아서 아기에게 나무를 가리키며 '나무'라고 반복해서 기억시켰다.
나무ㆍ시계ㆍ인형 세 가지를 반복 기억시킨 후 나무 어딨 냐고 4개월 갓난아기에게 물으니 나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름 끼쳤다.
이제 영상으로 남겨야겠단 생각에 휴대폰을 켜고 다시 시계?라고 물으니 시계가 있는 다른 쪽에 고개를 돌렸다.
이때부터 엄마의 소름 끼치는 서막이 시작되었음을 그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