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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대로되는사람 Oct 21. 2021

인생은 간절한 것을 되찾는 여행,
인생에 애착을 갖자

  책을 읽으며 변화를 꿈꾸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글을 쓰면서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워킹맘으로 살면서 현실에 안주하고, 미래가 도대체 그려지지 않는 그런 삶을 살다가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리고 글쓰기가 어느 순간 나를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중독되어 가고 있다. 글쓰기를 통해 가질 수 있었고, 얻을 수 있었고, 경험할 수 있었던 것들은 수없이 많지만 무엇보다 귀중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삶에서 잃어버렸던, 그리고 잊혔던 많은 것들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가진 것도, 세상에 줄 것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았고, 잘할 수 있는 것도, 주어진 환경도 늘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고, 살아갈 시간들을 그려보니 나의 생각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닫고 있는 중이다. 스치듯 지나간 수없이 많은 나의 소중한 인연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온통 가슴속을 가득 채웠던 소녀 같은 감성들은 또 어디로 갔는지,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 와서 놓쳐졌던 많은 기회들은 도대체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며 새로운 인생을 꿈꿔왔다. 그러나 어쩌면 인생은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간절한 것들을 되찾아가는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이 들어가며 옛날보다 지금이 나은 이유는 수없이 많아지고 있다. 인생의 방향을 잃었을 때, 살아갈 힘을 잃었을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거나 찾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살아온 시간들을 더듬어 내게 남아있는 자원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더욱 현명할 때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내가 되찾아야 할 간절함과 내게 남은 자원들을 먼저 생각해보자.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리고, 놓치고, 잊고 살았던 수없이 많은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것도 끊임없이 떠올라 가슴을 벅차게 할 것이다.

 

 열심히, 분주하게 살아온 시간들 속에 놓친 소중한 것들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를 꺼내보자. 나는 이런 것들을 글로 쓰며 감사와 기쁨을 되찾았다. 사실, 뒤돌아보면 아팠던 기억들도 오늘 나를 살아가게 하는 응원가가 되어주고 있어 감사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당신의 가슴속에서 떠오르는 잃어버린, 놓쳐버린, 다시 찾고 싶은 그 모든 것들을 떠올려보자. 글 쓰는 시간을 가지면서 비로소 나는 이것들이 가능해졌다. 나는 추운 겨울 이불을 둘둘 말고 형제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들이 떠올려져 용서의 시간을 가졌다. 삶에 바빠 형제들의 삶에 참으로 무심했다. 어느 순간 함께 살아가는 동거인이 되어버린 것 같은 남편을 떠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남편을 되찾았다. 그리고 ‘고맙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건네며 살아가고 싶어졌다. ‘엄마’라고 불러주는 나의 하나뿐인 천사의 웃음소리에, ‘사랑한다’는 말을 쉴 새 없이 하게 되었다. 나는 비로소 잃어버렸던 즐거움과 기쁨을 마음 한 가득 돌려받은 기분이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정말 되찾고 싶었던 잃어버린 나를 되찾았다.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다. 코끝이 시큰해져 왔다. 나 스스로를 꼭 안아주며 위로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이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겠노라 스스로와 약속했다. 결코 잃어버려서도, 놓쳐서도, 잊혀서도 안 되는 것들이 내 삶에는 살아갈 감사의 힘으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글쓰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인생에서 되찾고 싶은 간절함 들은 넓게, 그리고 깊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기억 속에서 뿐만 아니라, 살아보지 않은 미래의 시간 속에서도 잃어버리고, 놓치고, 잊어서는 안 될 것들을 되찾고 있다. 이미 미래의 시간을 현재로 가지고 와서 살아가는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다. 글을 쓰며 그런 상상의 시간들, 감사의 시간들을 가지면서 나는 더 행복해졌다. 내가 삶이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글쓰기로 어쩌면 새로운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간절한 것들을 되찾아오는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안달복달하며 소중한 것들을 모두 놓치고서야 후회하는 삶 대신, 삶을 충만하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살아온 시간 속에서 되찾는 여행을 시작해 보자. 글쓰기는 당신이 잠시 잃어버렸던 참으로 많은 것들을 되찾아 줄 것이다. 경험해보니 엄마의 글쓰기는 더욱 그렇다. 결국 인생은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간절했던 것들을 되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되찾아오고 싶은가? 잃어버린 기쁨, 소중했던 건강, 놓쳐서는 안 됐을 시간들, 놓치고 싶지 않은 꿈들,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 모든 것들을 이제 펜을 잡고 종이 위에 올려놓아보자. 많은 것들이 찾아지는 즐거운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진짜 이유가 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오랜 시간 생각하지 않고도 바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내 인생에 애착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후회로 가득하고,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지난날의 시간들에 단 한 번이라도 애착을 가져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큰 성공과 대단한 것들을 경험하며 살아온 시간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니 살아온 시간들이 감사하고, 잘 살아냈음에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할 그런 시간들이 내게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또 앞으로 살아낼 시간들에 스스로 좀 더 경탄하며 애착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글쓰기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사는 것이 아무리 힘들다 하더라도 우리는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내야 할 불타는 생명력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와도, 연민과 자기 비난에 빠져있더라도, 죽음이 등 뒤에서 바짝 쫓아오더라도 우리는 삶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있음을 증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삶에 대한 예의다. 그리고 다행인 사실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디서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엄마로 살아가는 시간이 시작되는 그 순간, 나는 분노와 연민과 자기 비난과 급기야 죽고 싶을 만큼 힘든 감정들만 가득 끌어안고 산 시간들이 있었다. 살아있어도 죽은 것 같은 똑같은 일상 속에서 내가 여기 살아있음을 증명하려는 어떤 노력이나 시도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내 안에서 끌어 오르는 죽고자 하는 열정을 끄집어내어 아직 내가 죽지 않았음을, 죽을 수 없음을 글쓰기로 시작할 수 있다. 써보면 안다. 스스로가 얼마나 살고 싶은지, 살아야 될, 아니, 잘 살아내야 할 이유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순간 죽고자 하는 열정은 살고자 하는 열정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다만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뿐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분명 힘들었던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아무 일도 없던 사람들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글쓰기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친구라는 사실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아마도 내 인생에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가장 아늑한 안전지대를 찾아내어 애착을 가지고 살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분명 삶에 애착을 가지기 위해서다. 정말 그렇다.  언제 어디서든 쓰고 싶은 말이 있을 땐 노트를 꺼내어 쓰기 시작한다. 가장 강렬한 삶의 욕구가 느껴질 때까지 쓴다. 내 인생을 위해 무언가 최선을 다해주고 싶은 것이 있을 때도 쓴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오로지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자신의 삶에 스스로 감동할 만큼 열심히 살아온 기억들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써보자.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써보자. 결코 헛된 삶이 아니었음을 당신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늦된 아이 엄마로 고군분투했던 그 시간은 죽을 만큼 괴롭고 답답한 시간이었지만 이제 나에게 더 괜찮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했던 엄마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겁이 날 수도 있다. 진실을 말해야 할 테니...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인생을 완성해 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말한 진실 앞에서 진짜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 한동안 늦된 아이가 엄마 탓인 것 같아 죄책감에 빠져, 애 하나도 제대로 못 키우는 부끄러운 엄마라는 생각에 육아 얘기만 나오면 위축이 되었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글로 쓰며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부족한 엄마의 육아의 시간 속에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려는 수없는 몸부림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더디지만 계속 넓혀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누구나 언제든 진실을 쓸 수 있는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평등하고 자유함을 주는 멋진 일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쓰는 글에 어느 정도 미화된 모습은 그려질 수 있지만 거짓을 말하는 글쓰기는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곧 구역질을 일으켜 토해내야 할 테니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유와 진실로 삶의 조각들이 또렷하게 가슴에 와닿아 소중한 일부가 되게 하는 일이다. 쓰는 순간 삶에 무한한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삶에 애착을 갖게 되는 이것이 진짜 글을 써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글을 쓰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글쓰기가 삶의 상황들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며 정리해보니, 꿈꾸는 삶을 산다는 것은 결국 아주 작은 것들이었다. 살아온 시간들을 되짚어 되찾아 오고 싶었던 순간들, 감사한 것들을 찾아 자신의 인생에 애착을 갖는 것이었다. 그 시간 속에 남아있는 에너지, 희망, 자원들을 긁어모아 다시 살아갈 힘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쩌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힘을 소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그리고 글쓰기는 나의 관심과 에너지를 원하는 곳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기꺼이 도와주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삶은 어디서나 우리를 기다리고, 미래는 어디서나 꽃을 피운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작은 부분만 보고 주로 그곳에만 발을 디딘다.” 그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이제 우리는 바라보는 아주 작은 부분, 그곳에서 발을 떼어 원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삶은 어디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미래는 어디서나 꽃을 피우며, 인생은 그 자체로 멋진 향연이니까. 원하는 인생을 글로 쓰며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자. 나에게는 지금껏 살아온 시간들이 기적이었고, 나 자신도 기적처럼 느껴졌다. 당신도 이미 기적이다. 글을 쓰며 인생의 애착을 가지고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처럼 인생의 간절한 것들을 되찾으며 살아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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