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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은 Nov 11. 2024

무제

남자의 편지

은아 안녕. 벌써 우리가 만난 지 1주년이 지났어. 때로는 다투지만 끝없이 서로를 잡아주고 같이 걸어가려고 하는 걸 보면 우리도 꽤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


실제로 너를 처음 봤을 때 그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 미소가 너무 예쁘고, 분위기가 좋아서 어쩌면 이 친구와 결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결혼과는 거리가 먼 나에겐 참 신기한 일이었지. 함께 보낸 수많은 시간들 중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서로의 곁에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 


나를 늘 지지하고 옆에서 응원해 주는 네 덕에 나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갈 수가 있어. 아침에 눈을 뜨고 인생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노래를 흥얼거려. 모든 게 다 네 덕분이야. 그러니 늘 내 곁에 있어 줘.


우리 사귄 지 일 년도 채 안 돼서 결혼 이야기가 오갔을 때 처음엔 많이 당황했어. 내 인생에 결혼이라는 단어는 없었거든. 그럼에도 우리가 이렇게 부모님을 뵙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소개해 주는 시간을 통해 나는 너를 처음 봤을 때 든 느낌이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어. 나에게 너는, 너에게 나는 참 필요한 존재야. 서로를 믿어주고 서로의 곁에 있어 주자.


은아 나는 정말 너만큼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없어. 가족이 되고 싶다고 유일하게 생각한 사람이 너 하나야. 은이와 은이 부모님 그리고 나의 부모님 앞에서 언젠가 우리의 평생을 기약하는 그 순간을 기대할게. 사랑해 은아. 우리 꼭 평생을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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