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중요성
아버지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영향으로 어릴 때 아버지 앞에서 말을 하지 못했다. 아버지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목구멍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 어른에게 어디 감히 말대꾸하냐는 꾸지람과 함께 아버지는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아버지 앞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었다.
주위에 아버지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배우자나 자식이 말대꾸하면 반사적으로 나의 아버지처럼 버럭 화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아버지에게 그런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결혼 초창기에는 아내에게 나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의 모든 것을 따라 배우게 된다. 좋은 습관도 있겠지만, 나쁜 습관도 배우게 된다. 나 역시 아버지에게 배운 나쁜 습관들이 있었다. 아내가 말대꾸한다고 나 역시 아버지처럼 화를 내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배운 습관일 것이다.
사람 관계에서는 누구나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갈등은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그런데 말대꾸를 한다고 버럭 화를 낸다면 갈등이 풀어질까? 갈등만 더 악화하고 이건 사랑도 전혀 아니다. 말대꾸라는 것은 남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자유가 있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인데, 말대꾸라는 단어로 폄하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의사표시를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대견하게 여겨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며, 사랑일 것이다. 나는 아버지에게 이런 배려와 존중을 받지 못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아내의 말대꾸에 화가 나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 앞에서 말을 하지 못했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아내를 존중하게 되었다. 습관이란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고치기 힘들다. 사랑에 대한 생각을 가지면서 아버지에게 배운 습관을 고치게 되었다.
훌륭한 부모님과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보고 배운 습관대로 살아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상처가 많다. 마음의 상처가 많기 때문에 나쁜 습관도 많이 생기게 된다. 그런 나쁜 습관이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안타깝지만 불우한 부모의 삶을 자식이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 시절 나는 술주정하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원망했다. 원망하고 삐뚤어진 마음은 결국 아버지와 비슷한 삶으로 나를 몰아간다. 나의 자식 또한 세습하듯이 이런 삶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아버지 또한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100% 아버지의 잘못이라고 할 수가 없다. 아버지를 핑계로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면 나 또한 아버지와 다를 것이 없다. 인간답게 살고 싶으면, 아버지 핑계 댈 필요 없이 내 삶을 내가 개척하면 된다.
생각에서 행동이 나온다. 행복이 뭔지? 사랑이 뭔지? 이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복과 사랑에 대한 생각이 인생의 지도와 나침반 역할을 한다. 습관이 자꾸 나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게 한다면 결단을 해야 한다. 사랑에 대한 생각을 가지지 못했다면 아버지에게 배운 습관대로 말대꾸하는 아내에게 평생 화를 내면서 살았을 것이다. 지속적인 생각이 습관을 고치게 한다.
그렇다고 모든 습관을 다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습관을 고치는 것은 죽을 만큼 힘들다. 나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와야 고치게 된다. 나의 습관 중에 지저분한 습관이 있다. 아내에게 지저분하다는 잔소리를 듣는다. 아내 또한 잔소리로 끝내는 아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저분한 습관은 고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