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일상
얼마 전 뉴스 기사에 워런 버핏과의 점심을 먹는 대가로 54억을 지불했다는 뉴스 기사를 봤다. 54억을 지불한 사람은 광고효과 등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유명한 사람과 점심 한 끼를 먹는데 54억이란 돈을 지불했다.
나의 어머니는 2010년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밥 한 끼를 같이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십억을 주고서라도 돌아가신 어머니와 밥 한 끼를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지불할 부자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과 매일 집에서 식사하지만 그 가치를 잘 모른다. 밥상에 올라온 음식의 맛을 보고 투정이나 할 줄 알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의 가치를 모른다. 이런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고급 음식점에 가서 먹어야 행복하다고, 잘 먹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나라의 중산층도 안될 정도로 가진 것이 별로 없다. 의식주 정도 해결할 수준이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행복하다. 아내와 매일 먹는 한 끼 식사의 원재료 값만 따진다면 1만 원도 안 된다. 그러나 나는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
워런 버핏과 점심 한 끼는 54억을 주면서, 왜 아내와 먹는 식사는 그만한 가치를 못 주는가? 매일 먹는 한 끼 식사값이 원가로 1만 원도 되지 않지만, 나는 아내와 함께하는 그 시간의 가치를 너무나 소중하다고 가치를 둔다.
고급 호텔에서 수십만 원짜리 식사를 혼자 하는 것과 집에서 아내와 김치찌개를 함께 먹는 것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집에서 아내와 김치찌개를 먹겠다고 할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더 소중하고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식사한다든지, 산책하면서 함께 얘기를 나눈다든지 이런 일상적인 시간이 나에게는 소중하고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에서의 행복은 사랑의 대상이 소중할수록 행복의 크기도 비례한다. 소중한 사랑이 아니라면 거기서 오는 행복도 크지 않게 된다. 나는 아내를 내 목숨만큼 소중히 생각한다. 실제 행동은 작심삼일이고 아내를 실망시키지만 나의 생각만큼은 아내를 소중히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는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몹시 소중하다는 생각만이라도 가지는 것이 행복에 도움이 된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면 충만해지기 때문에 일상의 모든 것을 함께 하게 되며, 함께 하는 모든 날들이 좋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