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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환 Jan 04. 2022

함께 하면 왜 쉬워질까?

서로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결혼 초창기 아내는 나의 행복론을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향 정도로 여겼다. 내가 추구하는 행복과 아내가 추구하는 행복이 달랐다. 아내는 사회적 성공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부지런하게 살았다. 게으른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 차이로 오해와 갈등도 자주 생기게 되었다. 결혼 10년 차 정도 넘어가면서 아내는 나의 행복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서로의 행복도는 급속도로 올라갔다.


아내는 부족한 부분은 조언해줄 정도로 이 글의 모든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다. 행복의 목적지가 같기 때문에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는 아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준다.  두 사람이 이렇게 상호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의 목적지로 가는 시간을 놀랍도록 단축하게 하고 쉽게 만들었다.


혼자 10년 노력해도 안 되던 것이 아내가 함께하면서 1~2년 사이에 서로의 행복도가 만점 가까이 올라간 것 같다. 이렇게 쉬운 것이었나?라고 놀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혼자 10년을 노력해도 어렵던 행복이 아내가 동참하면서 급속도로 빨라졌다. 이유가 뭘까? 한참을 사색하게 되었다.


동물의 세계에서 새끼들에게 먹이기 위해서 어미는 사냥을 나간다. 사냥에 실패할 때도 많지만, 사냥에 성공하여 새끼들에게 맘껏 먹이고, 새끼들이 배부름에 신나게 놀면, 어미는 그때서야 맘 편히 몸을 누일 수 있게 된다. 어미가 사냥에 실패하여 돌아오면, 새끼들의 배고픔에 낑낑대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며, 낑낑대는 소리에 어미는 안절부절못한다.


인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의 사랑으로 행복해하면서 평온한 삶을 살게 된다면, 그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으로 나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와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해하고 괴로워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나의 마음도 괴롭게 된다.


아내는 결혼 초창기에 사회적 성공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매일 자신을 채찍질해야 했다. 그리고 게으른 나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아내는 게으른 나 때문에 불만이고, 또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이 행복한 삶이 아니었다. 오늘이 행복하지 못한 아내의 그런 모습을 보는 나 또한 행복하다는 마음을 갖기가 힘들었다.


결혼 10년 차가 넘어가면서 아내는 미래의 행복보다는 오늘의 행복을 선택하게 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자신을 채찍질하지 않게 되었다.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아내의 모습에서 나 또한 진정 오늘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혼자 10년 노력해도 어렵던 행복이 아내와 함께하면서 쉬워진 비결은 여기에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오늘을 행복하게 보내지 못하면 그런 모습을 보는 나 자신도 행복해지기 힘들게 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의식주 정도만 해결하면 된다. 나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상대에게도 너무 많은 것을, 무리한 것을 요구하면서 욕심을 내면 불행해진다. 나는 게으른 사람인데, 아내가 나에게 부지런하게 살라고 요구한다면 우린 불행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아내는 게으른 나 때문에 불만을 갖게 되고, 나 또한 불만을 가진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나는 심리를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학자가 아니라서 감히 단언할 수 없지만,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쉬울 것이다. 인간도 100% 동물이다. 동물의 세계에서처럼 새끼가 낑낑거리면 어미가 애가 타듯이, 인간 세상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불만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면 나 또한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가장 큰 비결은 서로가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면 그것만큼 나를 행복하고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행복이 나에게 쉬웠던 이유는 동물이 본능대로 살듯이, 나 역시 본능과 습관대로 살아도 가질 수 있는 행복이었기 때문에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사춘기 시절부터 행복을 남들보다 조금 더 탐구한 덕분에 나의 능력 안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조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나의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복을 찾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습관대로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이 많은 노력과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여 차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나에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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