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이란..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갖는 것

자립을 위해 읽고, 쓰고, 달리는 것 아닐까


자립.. 스스로 서는 것.

타인의 생각, 행동과 별개로

혼자 스스로 서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힘..


난 아직도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공간적으로 자립하지 못했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에게 공간적 자립을 하지 못했고,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정신적 자립은 46년 평생 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께 혜안을 얻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터라,

주변 친구나 선배, 공부 좀 잘하는 친구 등등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선행자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그들의 생각과 결정을 내 사고와 판단인양 행동했다.



남이 내뱉은 말 중 뿌리가 깊어 보이거나, 자신만의 생각이 있어 보이는 단어들을

내 생각인양 앵무새처럼 따라 말했다.

평소 시사, 교양, 역사, 문화에 관심이 없었 나는

남편이 내게 한 말을 주어만 바꿔 <척>을 했다.

누군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라는 질문을 받으면, 얼어붙을 것이 뻔하지만 그렇게 <척>을 했다.




타인의 조언 한마디에 내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 적은 수없이 많다.

하고 싶지 않아도, 누군가가 해야 한다고 하면 따라 했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타인의 말 한마디로 결정한 적도 수없이 많다.


본래 취향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도 없던 터라

일생의 단 한 번 (현재까지는) 결혼식 날에도 취향의 드레스, 취향의 음식, 취향의 식장, 취향의 꽃장식, 꽃다발 등등이 없어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걸로 할게요>라며 내 선택을 타인의 결정으로 미뤄버리기 일쑤였다.



지난날 남의 생각이 내 생각인 양 결정했던 선택이 있나요?


어제 친구들과의 대화였다.

대부분의 결정들이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 양)

그러했지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선택은

<휴직기간을 연장한 것>에 대한 나의 부끄러운 고백이었다.

2016년 어렵게 영업관리에서 영업사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그 후 나는 임신을 했고, 임신 기간 동안 몸이 부서져라 일만 했고, 그 해 영업 1등을 찍었다. 하지만 이를 악문만큼 상처가 깊었다. 눈엣 가시였던 나를 1도 배려하지 않았던 남자 선배들. 나를 왕따 시켰고, 뒤에서 나를 욕했다. 홀몸도 아니었던 나는 매일 밤. 분노에 몸을 바르르 떨며 잤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내 잘못도 후회가 된다. 영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초짜 여직원이 오자마자 엑셀로 점포별 판매 수량 리포트를 만들고, 찬란하게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어서 다이렉트로 상무님께 보고하고 했으니…남자 선배들의 10년 넘는 시간을 깡그리 무시했던 행동들이었다. 나 잘랐다고, 그렇게 설쳐댔으니 미운털 박힐만하지..)


그나마 나를 지지해 주었던 팀장님의 퇴사 소식을 들은 후 그 지옥 같은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 상담을 (나보다 훨씬 나아 보이는 커리어우먼) 선영언니에게 했고, 언니의 조언대로 행동했다. 회사에 휴직을 연장하고 싶다는 메일조차 혼자 쓰지 못하고 언니가 대신 써준 메일을 복사 붙여 넣기 하며 영업부 이사에게 전송했다.

육아휴직을 연장하고 싶다고.


내가 다니던 회사이고, 내 휴직이었다.

그 가치판단 안에 내가 우뚝 서있어야 했는데, 나는 회사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 뒤에 숨어서 하라는 대로 했다.


그 결정이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지금은 타인의 생각이나 말을 내 생각인양 말하고 다니는 행동은 의식적으로 줄이려 한다.

나도 모르게 뱉으려다가도

'아! 이건 내 생각이 아니지. 타인의 생각이지.' 인지하고,

타인에게 기대어 내 사고의 뿌리를 훼손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정신적 자립이 굉장히 애타는 지금,

오늘도 읽고, 쓰고 달린다.


keyword
이전 03화본성이 대하여, 그리고 나의 본성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