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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 Honey Aug 22. 2022

서른

천국보다 낯선  

아무도 없는 새벽, 

벌거벗고 바다로 가서 수영을 하자. 

모래로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근사한 두꺼비 집을 짓자. 


차 없이 걸어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 

보지 못했던 풍경을 눈과 귀에 담으며 

오래 동안 걷자. 


눈치 보지 말고 크게 소리 내어, 

이가 다 보일 정도로 웃어보자. 

낯선 사람이 웃는 날 보고 

따라 웃을 때 까지 웃어 보자. 


제일 예쁘게 핀 꽃을 뽑아 보자. 

그 자리에서도 언젠가 시들어 버릴 터, 

예쁘게 뽑아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자. 


전혀 모르는 사람과 조건 없는 사랑에 빠지자. 

터무니없는 감정에 빠진 나 자신을 즐기자. 


따뜻한 정오, 

술에 취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떠들어보자. 

네 얘기도 들어보고 어디, 네 얘기도 들어보자. 


높은 산, 나무 위에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보자. 

나 또한 세상의 왕이 될 수 있음을 마음껏 누려보자. 


여름엔 미끄럼틀을, 겨울엔 썰매를 타자. 

노력 후에 얻는 그 짧은 기쁨에 축배를 들자. 


기쁜 일은 나누고, 목청껏 노래하자. 

추억속의 그이를 예고 없이 찾아가, 

함께 음악에 몸을 맡기자.  


괴로울 만큼 하기 싫은 일은 이제 하지 말자. 

대신, 하고 싶은 일에 마지막으로 한 번 미쳐보자.  


시간아 어디 한 번 흘러가 보아라!

나 또한 그 시간을 마음껏 거슬러 가 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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