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아무도 없는 새벽,
벌거벗고 바다로 가서 수영을 하자.
모래로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근사한 두꺼비 집을 짓자.
차 없이 걸어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
보지 못했던 풍경을 눈과 귀에 담으며
오래 동안 걷자.
눈치 보지 말고 크게 소리 내어,
이가 다 보일 정도로 웃어보자.
낯선 사람이 웃는 날 보고
따라 웃을 때 까지 웃어 보자.
제일 예쁘게 핀 꽃을 뽑아 보자.
그 자리에서도 언젠가 시들어 버릴 터,
예쁘게 뽑아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자.
전혀 모르는 사람과 조건 없는 사랑에 빠지자.
터무니없는 감정에 빠진 나 자신을 즐기자.
따뜻한 정오,
술에 취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떠들어보자.
네 얘기도 들어보고 어디, 네 얘기도 들어보자.
높은 산, 나무 위에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보자.
나 또한 세상의 왕이 될 수 있음을 마음껏 누려보자.
여름엔 미끄럼틀을, 겨울엔 썰매를 타자.
노력 후에 얻는 그 짧은 기쁨에 축배를 들자.
기쁜 일은 나누고, 목청껏 노래하자.
추억속의 그이를 예고 없이 찾아가,
함께 음악에 몸을 맡기자.
괴로울 만큼 하기 싫은 일은 이제 하지 말자.
대신, 하고 싶은 일에 마지막으로 한 번 미쳐보자.
시간아 어디 한 번 흘러가 보아라!
나 또한 그 시간을 마음껏 거슬러 가 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