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사랑하지만,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

by Writer Yeo

오늘은 벼르고 있던 민감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한다.

어쩌면 기사에서 하도 자주 등장하는 이슈라 이젠 지겨울 수도 있는 결혼, 출산이 오늘의 주제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수치가 워낙 낮다 보니, ‘결혼 내지는 출산 적정기’라 여길 수 있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들에겐 부쩍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 때론 핀잔까지 자주 들린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기밖에 모른다니까! 애 낳기 싫어하는 이유가 뭐겠어?”

“결혼도 일부러 안 한다 하잖아!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물론 틀린 말이라 꼬집을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위의 의견이 100% 일치한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럼 예시로 나를 예로 들어보자, 30대 초반인 나는 왜 결혼하지 않았을까? 왜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아니다.

내겐 벌써 몇 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중인 아주 착하고 멋진 남자친구가 있다. 그렇담 나는 왜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결혼으로는 더 좋은 상대가 나타나리라 기대를 해서도, 상대가 결혼을 반대해서도, 조금 덜 사랑해서도 아니다. 그냥 지금이 좋아서이다. 결혼이라는 이벤트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과정을 필요로 한다. 가족끼리의 정식 만남이 이루어져야 하며, 식장 예약부터 손님 초대까지 아마 준비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혹, 성대한 결혼식을 건너뛰고자 하더라도 이건 두 사람만의 결정은 아닐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양가 부모님의 생각 또한 일치해야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신혼여행을 갈 수는 있을까? 당장 합칠 신혼집에 대해선 생각해 보았나? 방은 몇 개를 해야 하지? 결혼을 하고도 따로 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양이 그려지지 않으니 최소 집 정도는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자가는 꿈으로 남겨두자, 어디를 가야 두 사람 모두 직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더 두려운 점은 방금 나열한 것들이 결혼을 준비하는 ‘최소’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지금 내가 상대와 나누기엔, 난 내가 너무 바쁘다. 당장 다음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결혼이라니!


최근 유럽에 조금 오래 거주하며 알게 된 사실은, 사실 결혼과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이야 가까운 나라라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영국이나 미국은 이와 같은 주제와는 거리가 먼 나라로 알고 있었다. 물론, 수치로 따지면 우리나라보다 한참 위에 있는 나라들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무섭게 떨어지는 출산율을 해당 나라들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나와 가장 친한 영국 친구 또한 무려 10년을 연애 중인 죽도록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혼하지 않았고 그들은 미래에 아이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녀의 이유와 생각을 물어보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미래가 너무 불확실하고 불투명해. 나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는데, 어떻게 사랑하는 아기를 이 세상에 들일 수 있겠어? 게다가 환경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는 걸? 코로나 시국에 태어난 아이들이 난 불쌍해서 견딜 수 없어”


아마, 우리나라 청년들도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의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의견은 UNFPA(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에서 발표한 자료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청년들이 같은 이유로 결혼 내지 출산을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기사 링크


우리는, 아니 나는 두렵다.

앞으로 한국의 미세 먼지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이 맞는지. 열심히 일 하면 시골이 아니어도 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될지. 그런 유토피아가 아직 내게는 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새 생명에 대해 상상할 수 있을까?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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