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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an 12. 2024

에필로그

사랑하며 살자

이 글은 혈액형 성격론을 가장한 우리 부부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모두 기억의 숲 언저리에서 찾은 사랑의 조각들이다. 셀 수 없이 많이 일어나는 일들로 기억의 숲은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거대해질수록 흩어진 사랑의 조각들을 찾는 일은 힘들어진다. 더 이상 잊지 않기 위해 사랑의 기억 조각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산삼을 찾는 심마니처럼 기억의 숲을 이리저리 뒤지며 사랑의 기억 조각을 찾았다.(그 기억의 대상은 지금 술에 잔뜩 취해 배를 까고 누워 드르렁 대며 자고 있구나.)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연애의 달콤한 순간이든 신혼 초의 행복했던 순간에도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권태로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사랑을 느꼈던 순간들은 어느새 빽빽한 기억의 숲 어딘가로 흩어지고, 주변에는 또 다른 기억들로 우거진다. 이대로 더 시간이 흐른다면 우거진 기억의 숲에서 사랑의 조각들은 영영 찾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원수가 된다. 우리는 사랑의 기억 조각을 찾을 수 있게 때때로 우거진 숲의 나무를 베고, 길을 정리해야 한다. 그 사람을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왜 사랑해야 할까.

사람마다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갈망한다. 누군가는 그 꿈이 부자일 수도 있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일 수도 있다. 만약 내가 부자가 되었지만, 이 우주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면?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이 우주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면? 사람이 없다면, 돈도 의미 없고 대통령도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나 홀로 존재하게 된 이 우주에서 무엇을 찾아 헤맬까. 이제는 돈도 대통령도 아니다. 나를 알아봐 주고 교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때, 오롯이 남아 있는 순수한 내면의 소망과 직면한다. 우리의 내면에 존재했지만 욕심과 욕망으로 얼룩져 알아채지 못했던 보석이다. 그것은 누구나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또 관심과 사랑을 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관심과 사랑을 통해서 내가 이 우주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비로소 깨닫는다. 어쩌면 인간 본연의 가치, 나아가 우주의 처음과 끝은 오직 사랑으로 채워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 무엇보다 사랑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자신의 주변이나 곁에 있는 그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데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p.s.) 이후 내용은 추가하여 책자로 발간 예정이므로, 공개 이야기는 10화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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