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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사원철학자 Jun 17. 2024

육아의 시작

새로운 생활 패턴에 압도당하는 중

“응애응애...”


새벽 한 시 아이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아직도 컴컴한 밤이라서 그런지 조용한 거리 속 우리 집 방안에서는 유독 내 귓속에는 크게 들립니다. 밤 중 기상은 십 년 전 군대에서 밤근무 설 때 이후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아들이 태어난 지 겨우 한 달이 지난 오늘, 3시간마다 일어나서 아이의 분유를 타야 하는 생활이 아직은 초보자 아빠에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생활 패턴에 압도되어 종종 멍하니 초점 맞지 않는 눈을 하고 있노라면 아내가 옆에서,


산후 우울 아니야?


라며 반농담으로 던진 질문에 아니라고 선뜻 대답을 못한 적도 있습니다. 산후 우울이 남편들에게도 올 수 있다는 생각을 문득했습니다.


“응애응애...”


내 아이가 싫은 건 절대 아니지만 내가 한 행위들(분유 주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갈이고 목욕시켜 주고 등등)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내가 기대한 리액션과는 달라서 마음이 꺾일 때가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느낀 적 없으신가요?


육아는 저에게 새로운 지경으로 이끌어 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나의 약점이 발견된다든지 나보다 더 귀중하게 여기는 존재가 발견된다든지 일상에서 무수한 새로운 경험들을 할거 같습니다.


육아 선배들이 말하더군요.


“아직 피크가 오지 않았어 “


라고 이 정도의 조언은 저에게는 호러 영화 급이지만 모든 순간이 꼭 공포에 압도당하는 장면만 있지 않다는 희망을 가지고 생존하기를 스스로 토닥토닥합니다.


앞으로 육아의 피크를 향한 여정을 출발합니다. 함께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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