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사원철학자 Jul 15. 2024

다리야 그만 움직여다오

모로 반사는 언제 끝나는 걸까요?

어김없이 찾아온 밤

우리 아이의 숨소리는 거칠고 누군가를 계속 부르는 듯한 호소력을 가진 목소리가 들려온다. 심야에 분유를 한 번을 먹게 되었지만 나와 아내가 깨어나는 빈도는 비슷한 거 같다.


왜 그러지...
머가 문제지...
아니면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느낀 나의 인식의 문제인가...

어느 날 새벽 주방에서 

자괴감과 허탈감이 잔뜩 섞인 보리차를 마시고 내 속을 달래 본다.


좋아 관찰을 해보자


저녁 여섯 시 반 목욕을 시킨다.

목욕 후 아이와 논다.

울기 시작하면 분유를 먹인다.

아이를 재운다.

그리고 아기침대를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의지해서 뚫어져라 관찰한다.



어. 어.... 이건... 두 시간이 흘렀을까?


어.. 어. 이.. 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막 움직인다. 복근운동 할 때 누워서 자전거 타기 자세이다. 얼마나 복근을 단련하려고 하는지 정말 격렬하다. 그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움직임에 놀라서 아이의 호소력 짙은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 이거다!!

우리 아이는 다리 모로반사 엄청 심한 타입이었던 거다.


이제 상황을 알았으니 어떻게 하면 아이와 부모 둘 다 좋은 선택일까 고민하고 결정할 때가 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리를 움직이는 것은 아이의 복근 중심으로 코어를 단련시키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래서 강제로 안 움직이게 하는 것이 맞는 건가 고민하다 가도 밤이 되면 안 움직이게 해서 아이도 자고 나도 자자 이렇게 마음이 변한다.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내와 상의 끝에 저녁만큼은 다리 운동을 자제시키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다음 연재까지 잠을 잘 잤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