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실천,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 장미선_산마루초등학교 교사
초등학생들의 생태·환경 실천 이야기
산마루초등학교는 2016년 6월 1일에 개교한 구리시 갈매동 신도시에 위치한 학교이다. 2023년부터 학교자율과제로 ‘학생중심 생태·인문 교육을 통한 미래역량 기르기’로 설정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반영한 학생 주도형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하여 학생성장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에 전입을 와서 학교를 처음 본 순간 새 학교로서의 깨끗함이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나의 눈길은 끈 것은 학교 후문과 이어진 생태 공원과 태극기 동산 등 학교 주변의 환경이었다.
2020년에 혁신학교 지정을 준비하며 학교 주변의 생태·환경을 활용한 교육을 위해 2019~2021년 3년 동안 교육청 공모 연수를 통해 학부모 연수를 마련하고, 생태·환경 교육기부 수업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점점 뜨거워져가는 지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2024년을 보내며 작년과 올해 학생들과 함께했던 학교자율과제 연계 생태·환경 프로젝트와 2022~2023에 학생 자치회를 맡으면서 했던 활동들, 2021, 2023년에 구리시의 환경동아리 지원을 받아 학교 자율과제와 연계하여 생태·환경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사례를 중심으로 초등학생들의 생태·환경 실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한다.
도시 농부 스쿨팜 활동과 옥상 텃밭 활동
산마루초에서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구리시 지원을 받아 도시 농부 스쿨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층에 있는 상자 텃밭에 여름 작물을 심고, 여름 방학이 끝난 후 수확하였다. 상추 등의 쌈채소, 고추, 방울토마토, 가지 등을 정성껏 키웠다. 9월에는 총각무, 가을배추 등 가을 작물을 심는다. 생태 강사님과 지렁이가 땅을 위해 하는 좋은 역할에 대해 배우고, 직접 관찰하였다.
올해 6학년들은 학교 건물 옥상에 조성된 텃밭을 이용하여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살아있는 생태·환경 교육을 하고 있다.
온 작품 읽기와 작가와의 만남
작년 2학기에 5학년에서는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라는 책을 천천히 읽으며 관련 체험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학년에서 같은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 학급은 구리시에서 지원받은 환경동아리 예산이 있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온 작품 읽기 수업을 하면서 에코백에 환경 관련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소중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분리수거 및 재활용하기,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 제로웨이스트 상점 이용하기 등 우리가 실천하는 방법도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책을 쓰신 최원형 작가님을 직접 만나 생태·환경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읽고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도 질문해 보면서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지구를 지키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동물, 식물 등에 작은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우리를 위한 것이며 환경 실천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올해에는 1학년을 가르치면서 ‘곤충 호텔’을 쓰신 한라경 작가님을 모셔서 학급별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곤충 호텔’이 곤충들의 안전한 서식 환경과 시민들의 생태 교육을 위해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의 섭리와 계절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갈매천 쓰레기 줍기 봉사 활동 및 생태 체험
하늘도 맑고 깨끗한 2023년 10월 가을날, 5학년 학생들과 학교와 연결된 갈매천 생태 체험을 나갔다. 갈매천을 한 바퀴 돌며, 쓰레기도 줍고 생태 강사님의 설명도 들었다.
그리고, 세 개의 모둠을 나눠서 몇 가지의 생태 체험을 하였다. 주변의 열매와 낙엽을 갖고 와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열매의 씨앗도 관찰하고, 박주가리 씨앗은 하늘로 날리는 체험도 하였다. 청명한 가을날 밖에 나오니 기분은 상쾌하고 어느새 주변이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생태가 어우러져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우리가 지구를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올해에도 1학년 학생들과 1학기에는 통합 교과 ‘탐험’을 재구성하거나 2학기에는 통합 교과 ‘약속’을 배우면서 학교 주변의 산과 공원, 하천에 나가 나무와 곤충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쓰레기 줍기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반 1학년 학생들은 줍깅 활동을 정말 좋아한다. 매주 쓰레기를 줍자고 해서 날씨가 몹시 추워지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자고 했다. 봉사하고 싶다는데 말릴 이유는 없지 않은가? 1학년은 급식을 먹고 요일별로 나눠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놀이 활동, 놀이터에서 놀기 등을 하고 있으니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되고, 게다가 우리 학교는 후문과 공원이 이어져 있고, 공원 공간을 교육활동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 우리 학생들의 선한 요구를 들어주기가 한결 수월하다.
업사이클링 체험-곱창 밴드 만들기
작년 5학년 학생들이 버려지는 쓰레기가 다시 의미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는 업사이클링을 경험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우리 학생들도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많았고, 다양한 업사이클링 체험 중에 ‘곱창 밴드 만들기’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하여 활동은 원활히 진행되었다.
집에서 입지 않는 헌 옷을 가지고 와서 재단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사실 이 작업부터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 바느질을 한 후 바느질 강사님께 마무리를 부탁드리려고 했으나, 바느질을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은 우리 친구들은 기본적인 바느질까지도 강사님께 부탁드려야 했다. 그래도 직접 옷을 갖고 와서 가위로 자르고 고무줄을 넣고 완성하는 과정에서 곱창 밴드에 대한 애정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이 곱창 밴드는 개인이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한 달 후에 있을 학생 자치회 축제에서 판매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제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만든 곱창 밴드가 과연 잘 팔릴 수 있을까?’ 모두 기대하게 되었다.
서울 새활용플라자 탐방
드디어 서울 새활용플라자 탐방을 가게 되었다. 학교 앞에 우리를 마중 나온 전기 버스~
우와!! 내부가 캠핑카처럼 꾸며져 있어서 모두 들뜬 마음으로 출발했다. 겉은 멋지고, 소리는 조용한 전기 버스를 타고 드디어 새활용 플라자에 도착!
전문 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새활용플라자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업사이클링으로 만든 작품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답사가 끝나고 새활용플라자에 입주해 있는 전문 작가님을 만나서 고래 키링을 만들었다. 이 작가님이 왜 업사이클링을 전문으로 하시는 작가님이 되셨는지 환경 교육을 또 해주셔서 감회가 남달랐다. 우리가 만든 고래 키링의 배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구리시 예산으로 구입한 맛있는 간식도 먹으며 안전하게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는 2022년에 교원 직무 연수를 운영해서 3일 동안 참여한 경험이 있다. 다녀와서 학생들과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셔틀버스까지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좋았다. 서울 새활용플라자 예약이 조금 어려웠지만, 다행히 탐방을 다녀올 수 있었고,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업사이클링 작품과 작가님을 만나게 되어 학생들이 또 한 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올해 1학년 우리 반도 서울 새활용플라자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현장체험학습의 부담감이 있으실 것 같아 저희 반만 동학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는데, 동학년 선생님들도 같이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학년 현장체험학습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우리 반 학생들이 서울 새활용플라자에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버려지는 쓰레기가 새롭게 탄생하는 것을 정말 신기하고 흥미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뿌듯했다.
우유팩 수거 및 헌 옷 바꿔가게 운영
2023년 10월 24일에는 자치회 축제 기간에 5학년 우리 반이 주체가 되어 우유팩 수거 및 ‘헌 옷 바꿔가게’를 운영하였다. 우유팩을 갖고 오면 자치회 행사 때 쓸 쿠폰으로 교환해 주고, 헌 옷을 갖고 오면 친환경 제품으로 교환해 주었다. 우유팩은 행정복지센터에 갖다줬고, 헌 옷은 ‘숲 스토리’라는 발달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에 기부하였다. 헌 옷 양이 꽤 많아서 정리가 힘들었는데 끝까지 열심히 참여해 준 우리 반 학생들이 대견하였다.
올해에는 내가 자치회를 맡고 있지 않아서 관련 예산이 없었지만, 그래도 1학년 우리 반 학생들과 ‘헌 옷 바꿔가게’는 이어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학급 운영비를 일부 사용해서 헌 옷을 간식과 바꿔주는 활동으로 계획을 했고, 6월 1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4회 헌 옷 바꿔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다. 예산이 없어서 친환경 제품을 교환 선물로 준비하지 못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간식과 바꿔주니 작년보다 더 많은 헌 옷이 모인 것 같았다. 주변 선생님들이 1학년을 데리고 어떻게 전교생 대상 행사를 하냐고 하셨지만, 1학년도 가게 놀이라고 얘기를 해주고 역할을 분담했더니 얼마든지 행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물론, 올해 6학년이 된 작년 예쁜 제자들도 자발적으로 지원을 받아 도움을 줬다.
1학년 학생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헌 옷을 정리하고, 헌 옷이 담긴 큰 봉투를 카트에 옮기는 것을 도와주는데,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이 소식을 들은 ‘숲 스토리’ 사회적 기업의 김경호 대표님께서 우리 1학년 학생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하셔서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 칭찬도 받고, 대표님께 질문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제로웨이스트 체험 및 업사이클링 제품 판매
지역사회에서 ‘손길’이라는 찾아가는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운영하시는 분이 자치회 축제 때 오셔서 작년 5학년 우리 반 학생들은 빈 병을 갖고 와서 직접 천연 세제나 샴푸 등을 담아가는 체험을 하였다. 또한, 우리가 만든 곱창 밴드를 판매하는 부스를 마련하여 열심히 판매를 한 결과!!! 1개 빼고 다 팔았다. 정말 뿌듯한 하루였다. 1개 남은 곱창 밴드는 한 선생님께서 구입해 주셨다^^
2023년에 학생주도성 프로젝트 예산으로 환경동아리를 운영하였는데, 이때 학교 목공실을 활용한 목공체험 및 업사이클링 제품 판매 활동을 하였다. 목공 작품으로는 커피 캐리어와 나무 트레이, 냄비 받침을 만들었다. 이 작품들은 학생주도성 프로젝트 발표회 때 교직원을 대상으로 판매 행사를 해서 완판을 했다~!
지구를 위한 실천 되돌아보기와 앞으로의 바람
올해 1학년 우리 반 학생들을 보면, 무척이나 안쓰러운 생각이 들면서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은 그래도 40년 이상을 살았는데, 너희들은 앞으로 100년을 살아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까 지구가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같이 실천하고 노력해야 하는 거야.”
2019년에 전입을 와서 올해 유예를 하며 산마루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많은 학생과 재미있는 수업도 하고, 자치회 활동, 동아리 활동을 했지만,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주제는 생태·환경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을 맡으면 프로젝트 수업안에서 실천을 담은 생태·환경 교육을 진행했고, 학생 자치회를 맡으면 학생 자치회 활동과 연계하여 방송 조회 시간을 활용한 생태·환경 교육, 잔반 줄이기 활동, 환경 캠페인 등을 진행했고, 산마루초등학교 전체 가정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버려지는 헌 옷을 수거하여 사회적 기업인 ‘숲 스토리’에 기부하는 활동을 올해 벌써 4회째 진행하였다. 이때 헌 옷을 기부해 주는 학생들에게는 동아리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친환경 물건(제로웨이스트샵 판매 제품)을 준비하여 선물로 나눠주면서 이제 친환경 제품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생태·환경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우리 학급 및 산마루초 학생들이 환경·생태를 지키기 위한 우리들의 작은 실천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앞으로도 계속 일깨워주고 싶다.
학생들의 작은 실천을 값지게 만들어 주신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우리 학생들의 실천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2024 가을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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