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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10장 자본 소유의 불평등

극심한 부의 집중: 유럽과 미국

by 수근수근

극심한 부의 집중: 유럽과 미국

앞서 살펴봤듯이 자본소득의 분배는 항상 노동소득의 분배보다 훨씬 더 집중되어 있다. 상위 10%의 부유층이 전체의 60~90%를 소유하며, 그리고 구조상 전체부의 5~35%를 차지하는 40%의 중간층이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의 역사적 동향을 프랑스, 영국, 미국, 스웨덴에서 찾고자한다.


프랑스: 민간 부의 관측소

프랑스는 우리가 18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부의 분배를 공백 없이 연구할 수 있는 아주 동질적인 역사적 자료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에 특히 흥미로운 사례이다. 1791년에 상속세와 증여세가 도입되고 이러한 세금의 모습은 지난 두 세기 동안의 부의 축적과 분배를 이례적일 정도로 풍부하고 상세히 보여준다.


세습사회의 변형

프랑스 사회에서 자본소유의 불평등이 18세기에서 19세기 내내 극히 높은 수준으로 비교적 꾸준히 유지되었다. 상위 10%의 부유층이 전체부의 80~90%를, 상위 1%의 부유층이 전체부의 50~60%를 지속적으로 소유했다. 프랑스 혁명은 이러한 구종의 변화를 주지 못하였고 혁명 전이나 후나 프랑스는 과도한 자본의 지붕이라는 특징을 지닌 세습사회였고 유산과 결혼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벨 에포크 시대 유벌의 자본의 불평등

이러한 사회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반의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19세기 이전의 대부분의 사회, 특히 중세와 고대뿐 아니라 근대의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극도로 높은 부의 집중현상이 발견된다. 자료는 불충분하지만 전체 부에서 상위 10%와 1%가 차지하는 몫은 19세기와 벨 에포크 시대에 프랑스, 영국, 스웨덴에서 관찰된 수준과 대체로 비슷한다.


세습중산층의 등장

프랑스의 경우 상위 10%로가 차지하는 몫은 1910~20에는 90%에서 1950~70년에는 60~70%까지 떨어졌다. 이는 상위 1%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추세와 비교하면 뚜렷하고 앞도적인 변화이다. 그리고 1980~90년대 이후 불평등의 정도는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모습은 국가별 특수성을 제외한다면 다양한 유럽 국가가 그린 궤적은 전반적으로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미국의 자본 불평등

1800년대 초 미국은 그다지 높지 않은 부의 불평등을 보여 준다. 19세기가 흘러가면서 미국에서 부가 점차 집중되었지만 이는 유럽에 비해 높지 않았으며, 20세기 초반 부의 집중을 겪은 뒤 나타난 부의 불평등 감소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1차 세계대전으로 부의 불평등이 낮아진 유럽의 경우와 달리 미국은 19세기에 세습중산층이 있어 이러한 변화의 폭이 작았다.


부의 양극화 메커니즘: 역사 속 자본수익률 대 성장률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모든 사회에서 대체로 부가 과도하게 집중된 주된 원인은 이 사회들이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지속적으로 현저히 높은 저성장 사회였기 때문이다.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지속적으로 현저히 높을 때 ‘상속사회’가 번창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이다. 여기서 ‘상속사회란’란 부의 집중도다 매우 높고 많은 재산이 대대로 상당히 꾸준하게 유지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자본수익률은 왜 성장률보다 높은가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기간 분명 r(자본수익률) > g(성장률)라는 부등식이 성립했고, 아마도 21세기에 다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이 사실이 될지의 여부는 자본이 받을 충격뿐만 아니라 자본과 노동 간의 관계를 규제하기 위해 어떤 공공정책과 제도가 시행될지에 달려 있다.


시간선호 문제

저축 행위와 미래를 향한 태도를 하나의 매개변수로 요약할 수는 없다. 이런 선택은 경제주체들이 얼마나 인내심이 있는지와 얼마나 미래를 고려하는지를 측정하는 시간선호률(보통 θ로 표시된다)뿐만 아니라 예비 저축, 생애주기 효과, 부 자체를 중시하는 정도와 그 외 많은 요인이 포함된 더욱더 복잡한 모형으로 분석해야 한다. r(자본수익률) > g(성장률)은 절대적인 논리적 필연성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역사적 사실로서 분석되어야 한다.


균형분배는 존재할까?

개인의 재산은 인구적인 측면의 인해서 부의 분배를 가져오며 이와 함께 상속법이 중요하다. 상속법이 상속권자 지정 제도에서는 부가 분산이 쉽지 않다. 하지만 프랑스혁명의 결과로 재산의 균등분배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제도로 최종적으로 나타날 결과는 자명해보였고 필연적으로 과거의 불평등을 제거할 것이다.


민법프랑스혁명에 대한 환상

이러한 상속법이 부의 평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권리와 기회의 평등이 부의 평등한 분배를 보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r(자본수익률) > g(성장률)라는 기본적인 부등식은 19세기에 관철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자본의 불평등을 설명해주고,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는 프랑스 혁명의 실패까지 설명할 수 있다.


파레토안정적인 불평등에 대한 환상

파레토는 안정적인 불평등에 관한 이론인 파레토 이론을 내었고 이는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들의 활동의 근거가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사회과학에서 수학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한 결과 때때로 나타나는 영원한 안정성에 대한 강한 환상을 보여준다.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파레토가 그랬던 것처럼 부의 부포가 마치 자연의 법칙처럼 견고하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러한 견해는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 역사적 관점에서 불평등을 연구할 때 설명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분포의 안정성이 아니라 때때로 발생하는 커다란 변화이다.


부의 불평등이 과거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

1914년~1945년에 일어난 충격들 이후 부의 불평등이 크게 감소한 것은 자본은 전쟁과 그 전쟁들로 인해 도입된 정책들의 결과로 극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19세기와 벨 에포크 시대에 파리 시민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살펴보면, 매우 분산되어 있고 ‘현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부의 재분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균형 상태를 약화시킨 유일한 요인은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시작된, 자본과 재산 소득에 가해진 일련의 충격이었다. 마침내 부의 재분배로 귀결되었고, 이러한 재분배는 기업의 국유화나 세금 등으로 부자들에게 불균등하게 영향을 미쳤다.


부분적인 설명: 시간, 세금, 성장

결국 1910년과 1950년 사이에 모든 곳에서 부의 집중이 급격하게 완화되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현재 이러한 충격에서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자본저축이 몇 세대에 걸친 장기적인 과정임을 인식해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의 부가 과거만큼 불평등하게 분배돼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1945년 이후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과거처럼 심한 부의 집중을 방지하는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이 있다. 바로 20세기 정부들은 자본과 자본소득에 상당한 세율로 세금을 부과하기 l작했다는 사실이다. 자본소득에 부과된 세금의 효과는 부의 전체적인 축적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부의 분배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21세기는 19세기보다 훨씬 더 불평등할까?

오늘날 유럽에서 부의 집중이 벨 에포크 시대보다 두드러지게 낮은 현실은 주로 전쟁과 자본 및 자본소득에 부과된 세금 같은 특정한 제도의 결과다. 그러한 제도들이 결국 무너진다면 부의 불평등이 과거 수준과 비슷해지고, 어떤 상황에서는 더 높아질 위험이 있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불평등은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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