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위에서 먹은 저녁과 얇은 이불과 함께한 밤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2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우리는 시카고 공항에 도착했고,
미리 예약해 둔 한인 택시를 타고 미시간으로 이동했다.
차에 타자마자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깊게 잠들었다.
시차 적응 때문이었을 거다.
잠깐 눈을 떴을 때
창밖으로 크게 펄럭이던 성조기와
길 옆으로 이어진 익숙한 패스트푸드점 간판들이 스쳐 지나갔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선선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처음으로 나의 감각으로 들어왔다.
그날 저녁,
우리는 짐 더미에서 꺼낸 식량으로 박스를 식탁 삼아 식사를 했다.
급하게 끓인 김치찌개 하나, 고추참치, 김, 햇반.
짐 사이에 앉아
한국에서 챙겨 온 소주를 꺼내
가족끼리 조용히 잔을 부딪혔다.
"고생했다. 우리 또 고생하자"
그날은 대충 씻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얇은 이불을 펴고, 네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잤다.
낯선 집, 낯선 공간
하지만 가족이 있기에 낯설지 않은
그렇게 우리는 미국생활을 시작했다.
도착한 사람을 위한 작은 팁
1. 첫날 저녁은 미리 정해두기
도착한 날엔 제대로 차려먹을 힘이 없다.
김치찌개가 첫날의 위로였다.
2. 즉석밥은 꼭 챙기기
햇반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3. 캠핑용 그릇 세트 추천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냄비, 접시, 그릇, 컵, 수저까지 다 들어있다.
한국에서 짐이 오기 전까지 부엌살림으로 충분했다.
4. 도착한 첫날은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1일째는 도착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