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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by 어린왕자

4월 아침에 닿다

4월은 잔인한 달

라일락을 키워내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드는

잘 잊게해 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어


ㅡㅡ'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오히려 겨울이 봄보다 더 좋다고 했다.



한편으로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 피었습니다


그렇게 '이해인 수녀님'은 <4월의 시>에서 화사한 봄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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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단상


꽃피고 새우는 봄 4월이다

4월이면 벚꽃 구경을 가야 하고

버드나무 늘어진 반영도 봐야 하고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도 봐야 한다

집 앞 담벼락에 핀

새하얀 조팝나무도 안아줘야 하고

엄마 오시는 길에

동백꽃잎 살포시 즈려밟으시도록

뿌려놓아야 한다

4월엔, 해야할 일도 많다


꽃들에게 숨겨져서

잊고 지내던 일

생명의 기운을 누리지 못하는

가엾은 많은 사람들

고난을 이겨내고 힘듦을 이겨내고

삶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그 모든 것들이

그래도 이 화창한 봄에 피어나야 할

수많은 어린 꽃들에게

그들의 4월을

잔인하지만 화사한 생명 넘치는

봄을 안겨주고 싶다.


ㅡㅡ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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