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뒹구는 가날픈 몸짓
장맛비에 씻겨 떠가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흘러가다
밟히고 짓눌리는 둔턱을 지나
네가 다다른 곳은 이미 만석
그 비좁은 터널을 다시 지나
흘려서 밀려서 자리한 여기
너에겐 양보할 수 없는 몸짓이다
좀 더 하늘을 보면 좋으련만
좀 더 푸른 강물이면 좋으련만
쉬지도 못하고
날리지도 못하고
애써 아픈 몸짓으로 여기 섰다
아름다웠던 청춘이었다
오래 살아 요동치는 것들의 틈바구니에서
꽃으로 피는 건
상처로 떨어져 뒹구는 낙엽처럼
생채기로 낯선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더 아파지기 전에
하늘로 땅으로 바람 따라 오르며
살아나고 있었음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비로소 닿기 전에
더듬더듬 묻는다 어디로 가느냐고
사라지기 전에 묻는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밟히지 마라 아프다
사라지지 마라 흩날려도
아름답다 하지 않는 청춘이 있을까. 늙고 병든 몸도 젊음에는 아름다운 몸짓이었다. 끝까지 누리고 싶은 영광과 몸짓과 관심에 누구나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 애써 포장하지 않아도 애써 화려하지 않아도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누가 꽃이 질 때를 추하다 했는가. 아름답게 보는 사람에게는 떨어진 꽃도 예쁘고 아름답다. 바라봐 달라고 애원하지 않아도 그저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으로 남을지라도 너는 아름답다.
떨어진 몸짓 그 자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