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겨내야 할 때

흔들리며 버티고 서 있다

by 어린왕자



매미가 시끄럽도록 울어댄다

말라 박제가 된 듯 방충망에 붙어 앉아

때론 우렁차게 때론 죽은 듯이 꿈틀거린다

한여름 시원한 나무그늘이 필요했을까

매미의 자지러지는 울음을 듣고 길을 나선다


달리는 차 안도 덥다

목뒷덜미로 굵은 땀방울은 흘러내리고

켜둔 에어컨은 돌아가고 있는 건가

나도 시원한 나무그늘이 필요하다

차 안 온도는 36도 이미 한 몸이 되었다

뜨겁게 달궈진 핸들을 돌리다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


이 더위에
토마토 잎사귀는 말라비틀어져 박제가 되었다

비는 오지 않고 기다림에 목말라 만물이 지쳐가는데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나비는

상추꽃에 머물러 한여름을 즐기고

이웃집 고양이는 빈터에 똥을 싸질러놓고 간다


해는 중천에 떴고

한여름 무더위는 이겨내기 힘들다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를 매달고 버티는 토마토도

목놓아 힘껏 울어재끼는 매미도

뜨거운 핸들을 돌려대는 나의 어설픈 몸짓도

그저 땅바닥에 꽂히지 않고 겨우

겨우 흔들리며 흔들리며 버티고 섰다



아직은 더 힘을 내 견뎌야 할 때다.



#무더위에지쳐가는토마토 #오이는이미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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