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열정을 다시 갖고 싶다
처음 내게 강의 자리를 준 것은 작은 도서관이었다.
시립도서관은 일 년 단위로 계약 아닌 계약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일 년을 하다가 폐강이 될 수도 있고 혹 폐강은 되지 않더라도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고 여겨 재계약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었기에 나는 오히려 작은 도서관이 낫겠다 싶었다. 시립도서관에서 문의가 왔지만 거리도 있고 해서 거절했었다.
그러다 작은 도서관에서 역사 강의를 하던 선생님이 내게 해보겠느냐 제안을 했다. 단번에 수락을 아니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그 선생님은 내게 제안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하셨다. 강의가 한 번 밖에 없고 또한 거리가 멀어 망설였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 고민하다가 내게 운이라도 띄어봐야겠다 싶어 제안한다고 했다.
내가 쉽게 그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일주일에 한 번의 강의지만 나비효과를 볼 수 있겠다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강의료를 생각하고 차량 유지비를 생각한다면 당장은 손해 보는 일이었지만 이 수업이 두세 배로 커져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역사 공부를 처음부터 배우지 않아도 되는 이점 또한 무시할 순 없었다. 그때가 벌써 13년 전, 논술강사로 10년 째로 접어들던 해의 일이다.
작은 도서관에서 처음 한국사 강의를 했을 때의 설렘을 잊지 못한다. 선생님이 바뀌었는데도 꾸준히 신청을 해 주신 부모님들 덕분에 수입도 꽤 괜찮았다. 더 기분 좋았던 일은 다음 분기로 넘어가면서 세계사 수업도 함께 하게 되었던 일이다.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이라 아이들 반응도 좋았지만 학원 시간과 맞물려 선택을 취소하는 불상사는 막을 수가 없었어도 그래도 나비효과는 분명 있었다.
내게 강의 자리를 제안했던 선생님도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기뻐했다. 선생님이 바뀌면서 폐강하는 프로그램도 꽤 많았기에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 당시 역사 수업은 다른 영수 과목을 제쳐두고 선택할 만큼의 주류 과목은 아니었다. 시간이 나면 듣는 수업이었고 강의료도 비싸지 않아 부담이 적기도 했다. 전략적으로 시간을 택했고 연이어 이어진 수업은 어머니들의 열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적당했다.
한 시간짜리 수업이 한 타임이었는데 한 분기를 지나면서 두 시간으로 늘었다. 그러자 이웃 도서관에서도 강의 문의가 들어왔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서 소개를 하신 것도 있고 관장님의 입김으로 입소문을 타고 전해진 것도 있었다. 보통 도서관 수업은 퇴근시간이 5~6시이므로 이전에 강의가 마쳐져야 한다. 하절기엔 6시에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 같이 마쳐지지만 동절기엔 그럴 순 없다. 난감했다.
ㅡㅡㅡㅡㅡ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