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따뜻한 풍경

언제 가도 괜찮은 곳

by 어린왕자


대만의 2월 28일은 대만 평화기념일이다. 우리나라의 광주사태와 비슷한 역사적 사건을 겪었다. 폭도들에 의해 삼만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지며 지금은 정권이 바뀌면서 그 폭도들을 기리며 훈장을 주고 휴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대만의 지금 날씨는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다. 낮기온이 28도 정도로 낮엔 덥다. 특히 저녁엔 기온이 떨어져 추울 수가 있다. 겉옷으로 잠바 하나쯤 챙겨야 하는 센스를 부려도 좋다.

타이베이는 조용하다. 안전하다.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오토바이지만 결코 도로가 혼잡하거나 질서가 없진 않다. 차들은 경적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 교통이 아무리 번잡해도 밀려서 조금 불편한 건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많은 불평을 하지 않는다. 한국 관광객이 많다 보니 대만의 정서와 조금 다르게 버스 안에서 조금의 불만은 있다. 그러나 관광이 그러하니 누구 하나 드러내놓고 불평하진 않는 분위기다. 한 시간 거리를 세 시간 정도 버스 안에서 기다려야 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야류 지질공원은 호텔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가야 하는 거리였지만 꽤 오랜 세 시간 여를 걸려 도착했다. 관광객들로 유명한 해상공원의 지표로 알려진 여왕봉 머리를 보기 위해 인파가 넘쳐났다.

이곳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이유를 알겠다 싶었다. 다른 각도에서도 찍을 수 있지만 여왕봉의 머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으니 이곳을 찍으려고 엄청난 사람들이 엄청나게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나는 많은 인파들 앞으로 나아가 사진을 찍고 나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컷 찰나를 건졌다. 침식과 풍화 작용을 거치며 어떻게 저런 비슷한 여러 모양이 형성되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깎이고 깎여 머리 모양은 남아 있고 목 부분은 가늘디가늘게 남아 있는 진짜 여왕머리는 가드레일을 쳐놓고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관리하고 있다. 여러 군데에서 밟거나 만지는 관광객들을 제지한다.


대만 바다 또한 일품이다. 타이베이는 대만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산이 많다. 대만은 사면이 바다지만 북쪽은 바다에 해수욕장이 없다. 모래사장이 없어 해수욕을 즐기지 못한다.

제주 바다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야류 지질공원의 바다다. 넓고 푸른 바다 건너 아득히 제주도가 보이는 분위기라 안정적이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여왕두


이곳의 바위들은 수천만 년 전부터 파도의 침식과 풍화 작용에 의해 독특한 모양의 바위로 생성된 것으로 거대한 계란 모양의 바위가 제각기 흩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파도가 만들어 놓은 기암괴석들이 독특한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 왕관을 쓰고 있는 듯한 여왕머리, 계란바위, 목욕하는 미녀바위 등 파도의 조각솜씨를 즐길 수 있다.


고구마 모양의 대만은 동서는 폭이 좁고 8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나라의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 것 정도로 좀 작지만 인구밀도는 높으나 인구가 잘 분산돼 있어 인구밀도가 높게 나타나지 않는다. 인구밀도는 세계 2위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지나다 보면 갱도도 보인다. 화물을 실은 기차가 갱도를 지나면 우리나라의 70년대 시기의 생활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겉보기에 허름한 집들이 많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절대 빈곤하지 않고 겉모양에 사치 부리지 않고 남의 것에 신경 쓰지 않으며 느리지 않으면서 여유롭고 일인당 GNP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생활수준이 평이하다. 한때 일제의 식민지였기에 일제 잔해로 여기저기 일본식 건물이 많이 남아 있다.

대만은 일제의 간섭을 받았지만 일제에 호의적이라고 한다. 우리는 강제로 합병당했지만 대만은 땅을 내준 것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그리고 일본이 위생관념에 철저했다고 전해지며 댐 건설 등으로 겉으로 보이는 허름하고 낡은 건물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너무 다르다.

대만은 바닷바람이 차서 낮엔 더운 여름 날씨라도 저녁에 춥다. 난방시설이 없어 안의 기온이 바깥 기온과 거의 동일하므로 추위를 조금 타는 사람이라면 따뜻한 겨울옷을 챙겨야 한다.



지우펀 거리는 골목 계단으로 유명하다. 센과 치히로의 배경으로 유명하며 관광객들의 먹거리를 책임져주는 곳이기도 하다.

차가 밀려 저녁쯤 도착한 관계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발 디딜 틈 없어 지나다니기 너무 힘들었다. 같이 간 친구를 놓칠까 봐 손을 꼭 잡고 틈 사이를 비집고 나가기도 쉽지 않아 구경다운 구경은 못했다. 장소 설정을 하더라도 어느 곳을 먼저 가야 할지 정하는 것도 무용지물이다.

이곳은 1920년대~1930년대 아시아 최대의 광석도시로 불렸으며 탄광산업이 쇠퇴하면서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도시로 거듭난 도시다.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을 따라 각종 상점과 찻집, 음식점이 즐비하다. 한 마을의 꼭대기 '거띵'이라 불리는 곳은 아름다운 마을과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그래도 지우펀에서 유명하다는 망고 빙수 한 그릇과 와플 하나를 시켜 맛을 봤다. 여유롭게 앉아서 먹을 시간도 부족하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리니 기다리는 것도 시간이 아깝다.

옛날 과자 한 묶음을 사 들고 잠시 어린 시절의 추억의 과자 자야를 생각했다.



우리의 소원을 빌어 천등 날리기.
친구 넷의 소원을 빌고 모서리 하나씩 잡으면 현지 가게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사진을 찍어준다. 그냥 대충 찍는다. 그래도 마냥 즐겁다.

십여 년 전 대만을 찾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게 친절하고 다정하다.


오래된 기차 노선인 핑시선의 작은 간이역이었던 스펀은 '꽃보다 할배', 대만 영화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등의 다양한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천등 날리기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기찻길을 사이에 소원을 담은 천등을 날리며 자기가 바라던 소원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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