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톤레삽 호수에서 마주한 진심 한 조각 –
선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작은 것에 마음을 두는 이도 있고, 크고 값비싼 것을 자랑처럼 여기는 이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선물이란, 마음이 담긴 것이다.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를 여행하던 날이었다.
쪽배를 타고 수상가옥을 지나며, 물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
호수 물로 세수하고 양치를 하며, 열 평 남짓한 집에서 애완견도 키우는 그들.
국적도 없이 살아가는 소수민족까지 섞여,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그릇을 깨끗이 씻어 걸어두었고, 빨래는 바람에 곱게 나부꼈다.
해먹에 누운 사람들의 여유, 닭장, 애완용 원숭이, 자유롭게 수영하는 어린아이들까지—
그 풍경은 소박하지만 평화로웠다.
아이들은 손을 내밀며 무언가를 바랐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과 몸짓은 이미 충분한 언어였다.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준비한 라면을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쪽배 위에서는 직접 건네기 어려워, 결국 라면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주는 입장이면서도 어쩐지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음식을 던져야만 했고, 모두에게 고르게 나누어줄 수도 없었다.
남의 삶을 엿보는 것 같은 찝찝함도 남았다.
그래서 남은 사탕과 초콜릿을 가방에서 꺼내 손 내민 아이들에게 던졌다.
헐벗은 몸, 커다란 눈동자, 하얀 치아가 선명한 아이들의 웃음이 마음을 흔들었다.
관광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쪽배를 저어준 소년 가이드에게 팁을 건넸다.
그 순간, 소년이 곱게 접힌 지폐 한 장을 우리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작은 종이 한 장이 아니라,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감사의 표현, 마음의 선물이었다.
소년은 한국어를 또렷하게 말했고, 눈망울은 맑고 똘똘했다.
아마도 민간단체가 세운 한국어 학교에서 배운 듯하다.
국적도 없이 물 위에서 살아가며, 관광객을 배로 태워 안내하는 일을 하던 그가
곱게 접은 지폐 하나로 우리에게 진심을 전했다.
나는 순간 울컥했다.
남의 삶을 구경하듯 바라봤던 내 시선, 라면 몇 개로 생색내던 마음,
그 모든 것이 부끄러워졌다.
국경은 달라도, 사람의 마음은 통한다.
그 소년이 건넨 지폐 한 장은 지금도 내 지갑 속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
언젠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된다면,
소년의 구릿빛 얼굴, 밝은 눈동자, 하얀 미소를 다시 만나고 싶다.
그의 앞날에 꿈과 희망, 그리고 따뜻한 행운이 함께하길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