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의 시간
사춘기아이들에게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아서 존중이 사라졌다. 서로가 너무 격이 없고 편해지면 자연히 실수가 발생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 관계, 사제지간에서 조치 격이 없고 매우 친근한 관계가 권장되며, 학생인권을 보호하자는 사회적 정서도 형성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에서조차 훈육과 훈계가 조심스러워진 환경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어려서부터의 가정교육과 사회화 교육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푸념을 하듯 말했다.
“엄마, 누구는 수업시간에 두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내리지 않았어요. “
“엄마, 누구는 하루 종일 말 만하면 욕이에요.”
“친구는 부모님 욕을 학교에서 계속해요. “
“선생님한테 막말을 해요. 친구한테 사과하라고 하는 선생님께 부모님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 받지 않느냐고 빈정거렸어요.” 등등의 말을 들을 때면 내 마음이 두근거렸다.
“누구와 누구가 사이가 좋지 않은데 단체카톡에서 유령취급을 하고 집단으로 공격했어요. 그 아이가 불쌍해요. 학폭위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 엄마에게 두루두루 전해주는 종달새 세 마리가 우리 집에 살고 있다.
“학교 친구들은 대치동 어느 학원을 다녀요. 저도 영어힉원을… 수학학원을 옮기겠어요.”
“영재학교와 특목고를 가려고 하는데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용돈은 얼마 받았으니 얼마는 친구 생일 선물을 살 때 사용하고, 얼마는 교통비, 얼마는 간식비, 얼마는 저금을 할 생각이에요. “ 등등 미주알고주알 … 엄마로서 나는 최소한의 룰만 얘기한다. 선택의 자유 그리고 책임이다.
우리 아이들 개인의 자유와 행동의 자유로운 선택에서 옳고 그른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훈련할 시간이 매우 짧아졌다. 좋든 싫든 우리 아이들은 판단에 따른 책임이라는 무게를 조금 더 일찍 맡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어른들의 과잉보호는 아이들에게 과잉 자아존중감을 생기게 했다. 각 가정마다 하나, 둘의 귀한 자녀들은 부모의 자존감 그 자체가 되어, 학업에서든 교우 관계에서든 부모의 개입과 선택적 친교관계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아이들의 선택에 대한 존중은 형식적인 부분일 뿐, 사실은 인격적으로 수양할 기회도 없고 시행착오를 겪기를 거절하는 문화가 더 확실해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겪게 하는 일은 어쩌면 생존의 문제를 걸고 적극적인 자세로 삶을 해결해 나가는 주체로서의 삶을 배우는 최고의 방법이다.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서로를 존중하는 적당한 거리, 한 사람의 시간과 생활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개개인의 특성과 적성이 존중받는 일은 모두 과잉보호되지 않은 사춘기에 근간을 두고 있다.
자기 선택에 따른 제대로 된 책임을 지는 법을 알고, 누구도 대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이 성인이 된다는 의미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적기가 바로 사춘기의 시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시간도, 학업도, 돈과 이성 문제, 또래 집단에서의 관계 형성과 미래 설계에서도 스스로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준비의 자리가 필요하다. 시행착오와 책임을 지는 분명한 자리매김이 사춘기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