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침 밥상

by 우리의 결혼생활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의 아침을 챙기는 일은 어느새 나의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전날 저녁, 아이들의 표정을 살피며 내일 아침 메뉴를 두세 가지 이상 미리 생각해두지 않으면,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은 아침을 거르고 학교에 가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따뜻한 한식 집밥을 차려왔다. 15년 넘게 지켜온 나만의 소신이자, 엄마로서의 본분이라고 여겼다.


매일 아침 국, 밥, 메인 요리 하나와 밑반찬 두세 가지를 갖춘 5첩 반상을 차리는 일. 내 피곤함이나 귀찮음은 개의치 않기로 한 일종의 굳은 각오였고, 동시에 나만의 사랑 표현 방법이었다.


“엄마 얼굴 보면 배고프지? 엄마는 식구들 배부르게 할 의무가 있어!”


농담처럼 던지는 이 말에 아이들은 웃었지만, 나는 진심이었다.


물론 매끼 다른 메뉴를 차리지는 못했다. 정말 바쁠 때는 볶음밥 하나로 때우기도 했다. 하지만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몸과 마음은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 앞으로 감당해야 할 공부의 양, 삶의 무게를 이겨낼 힘은 바로 이렇게 꾸준히 쌓아 올린 건강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나는 요리를 곧잘 하는 편이었다. 제과제빵 국가자격증도 한두 번 만에 취득할 만큼 손재주가 있었다. 처음엔 아이들을 위해 배운 것이었지만, 이제는 프로급 실력이 되었다. 베이킹으로 일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들에게 먹거리는 단순한 영양 공급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매개체였다. 기분을 풀고 활기를 주는 것, 그 시작은 배를 기분 좋게 채우는 일이었다. 따뜻한 집밥을 먹은 후에야 엄마의 잔소리도 사랑으로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밥을 먹이지 않는다면, 그건 양육자가 아니라 그저 보호자일 뿐이다.


뇌의 지능을 개발하고 성격 형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아침을 즐겁게 차려주는 것, 그리고 모두 모여 함께하는 저녁 식사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이렇게 아이들과 소통해 왔다. 화려한 대화나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매일 아침 차려진 밥상, 배부른 몸과 마음. 그것이 바로 우리 가족만의 행복한 소통 방식이었다.


언젠가 아이들이 집을 떠나 홀로서기를 할 때, 가장 그리워할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이 소박한 아침 밥상이 아닐까. 그 생각만으로도, 오늘도 나는 기꺼이 이른 아침 주방에 선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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