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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지옥

지혜가 빛나는 순간

by 우리의 결혼생활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보다 지혜로운 사람을 동경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식을 배우고 기술을 터득하며 살아왔다. 고등교육과정을 거쳐 대학까지 수양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면 유명한 기업에 들어가 임원까지 승진하거나, 혹은 중도에 학습을 중단하고 창업으로 자신의 길을 바꾸는 이들도 있다. 소위 스타트업 붐이 일어난 최근의 일들이 그렇다.

하지만 현재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똑똑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이 과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 AI의 전문지식은 이미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 박사학위 그 이상의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인간의 지식은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바로 사람을 이해하는 지혜를 먼저 습득하는 것이다. 인간만의 고유한 것, 그것은 학업과 학습 이전의 가정교육에서 말하던 인격이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지혜라 부른다.

우리는 어린 시절 어른이 있었다.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어른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른이 모두 주변에 계실지라도 사회의 지혜를 알려주기 어렵다. 오히려 삶의 지혜를 젊은 이들이 더 잘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무엇이 우리의 사회질서를 어지럽혔을까?


인간성을 되묻고 싶은 일들이 다반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곰이 들여다보면 각자의 아픔과 슬픔 저 너머에 공격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사람과 사람을 마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마중물을 마시듯이 사람을 대할 때에도 거리를 두고, 그 하나의 인격을 이해하고 속에 감추어진 어린아이를 돌볼 줄 알아야 한다. 대화하고 있는 그 사람의 이면에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아이가 숨어 있다.

순수함이라는 것은 그 아이가 구속받고 상처받지 않았을 때 온전히 발휘된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아이가 다치거나 아프다면, 순수함은 공격성이라는 방패를 가지고 사회를 거칠게 다루며 살게 된다.

그렇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의 방황이나 정신질환은 성인이 되어서야 진짜 숨겨져 있던 본래의 상처를 공격성으로 드러내며,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고통을 주변에, 혹은 사회에 보여주고야 만다.


하지만 지혜를 얻은 아이로 그 속사람을 인격으로서 아름답게 길들이고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간다면, 지식 위에 지혜가 가장 가치 있게 빛날 수 있고 세상에서 인간성을 발휘하며 살아간다.

건강한 정신은 결국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식을 추구하는 시대는 이제 선두가 되기 어렵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혜를 가치 있게 생각해 볼 시간이 이제 온 것이다.

AI가 지식의 왕좌를 차지한 이 시대에,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바로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아는 따뜻함,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깊이, 그리고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지혜이다. 이것이야말로 기계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우리만의 보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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