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손을 잡았고
다시는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결혼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식장에서
뱃속의 아이는 열심히 분열 중이었고
중대한 예식 동안 너와 나를 위한 시간은
순간도 없었다는 것이다
손을 잡기 전 우리에게는
방귀와 똥이 없었고
입 냄새와 체취가 없었고
서로를 향한 지독한 비난이 없었고
치열한 생의 의무가 없었고
등을 짓누르는 돌덩이 따위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싱그런 육체와
햇살 아래 빛나는 머릿결과
비상하는 새털 같은 자유와
화수분 같은 동전지갑 따위는 없지만
맞잡은 양은 막걸리 잔과
더는 익숙해질 수 없는 몸뚱어리와
두 개의 다부진 남근이 곁에 있다는 것이다
없는 것에 있는 것을 채워야 사는 것이다
없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이유이자 고까짓 사랑이란 걸 한다는 것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