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곳
고속 터미널에서는
운명이 타고 내린다
고속버스에는 사람의 生이
광속으로 실리기 마련이다
여기 어머니 돌아가신 분이요?
이런, 어서어서 타세요
또 첫사랑에게 호되게 채이신 분 계시죠?
예, 예 울지 마시고 조속히 탑승 바랍니다
어머,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로 실려갔군요!
우선 탑승권을 드립니다 빠르게 모셔다드려야죠
빵, 빵 우리 버스는 곧 고통역을 시작으로
부정역
분노역
협상역
우울역을 거쳐
종착역인 수용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버스를 타고 계신 동안
맘껏 노여워하시고
버럭 성질도 내시면서
자신의 마음과 잘 대화해 보시길 바랍니다
조금 마음이 울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종착역인
수용역에 안전하게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저기 저기 손수건이 젖도록 어깨를 들썩거리시는 분
오늘이 생애 첫 이별이신가 보군요
가장 빛날 때 좋아해 놓곤 가장 비참할 때 버린
그 자식을 용서하지 마세요
우리의 종착역인 수용역에 도착하시면
알게 되실 거예요
그 이별이 아가씨에게 얼마나 큰 선물이란 걸 말이에요
여기는 그런 곳입니다
여기는 고속 터미널이거든요
힘내요 아가씨
힘내요 아저씨
힘내요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