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도가 마무리되는 시기가 오면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의 삭제에 관한 업무가 진행된다. 이 업무에서 단 하나의 실수라도 하게 되면, 감사의 지적사항이 된다.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와 관련된 업무이기 때문이다.
생활지도 업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2월이 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다. 떠나는 분들과 새로이 만나게 될 분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일을 많이 한다? 잘한다? 는 이야기를 한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둘의 상관관계는 없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돌어간다.
단순하게 감사만 생각해보면 일을 하지 않으면 절대 감사의 지적 대상으로 선정될 수 없다.
당연히.. 일을 안 했으니 일에서의 실수가 없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처벌받는 불합리한 세상이다.
1. 학생들의 변화
학생생활지도를 하다 보면 매년 달라지는 학생들의 성향과 더불어 학부모들의 특성도 달라진다.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고 연령대별 특징이 다르니 당연히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매년 학생들의 나이는 그대로인데, 나는 한 살씩 들어간다. 학생들과 처음 마주하던 때는 젊은 삼촌 벌 정도 되었는데 지금은 ‘아빠’ 나이대와 비슷하다.
한때는 학생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의 이름, 노래 제목, 노랫말, 율동과 춤 등을 외우고 다닌 적이 있었다. 언젠가부터 약간씩 놓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퇴근하고 만나는 우리 집 아이들에게 그러한 것들을 배우곤 한다.
2.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
스마트폰 활용을 보편적으로 생활화하면서 학생들과의 소통창구가 조금 더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한다. 학생들과의 생각의 차이를 줄이고자 작년 이맘때부터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였고, 생활지도 채널로 시작한 유튜브 채널에 교과지도 관련 내용을 올렸더니 채널을 분리해서 운영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현재는 2개의 ‘날아라후니쌤 ’ 채널(날아라후니쌤의 마음상담소, 닭코스TV-날아라후니쌤)을 관리 중이다. 물론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과 졸업생들도 가끔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하지만 여러 세대의 다른 직업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영상을 만들고 있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게 되며 여러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만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3. 사회의 변화에 관한 나의 생각
학교라는 곳은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 곳이다.
그러나 인구의 감소라는 측면에서는 다르다. 매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교원 정원의 축소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한 때 제도권 밖이었던 대안학교를 비롯한 특별 학제들도 보편화되어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꼭 학교를 다니지 않고도
사회의 일원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4. 고교학점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고교학점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진되기 시작하였고, 마이스터고에서는 2020년부터 진행되었고, 특성화고에서는 올해부터 전면 시행을 한다.
학생들의 특기와 흥미를 바탕으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졸업을 하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의 고등학교 교육이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교육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모든 교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요청을 받아줄 수 있을 만큼의 준비가 되었는지에 관한 여부는 아직도 의문부호로 남는다.
Outro
대부분의 교사들이 그렇겠지만 2월의 학교는 어수선하다.
내가 있는 교무실도 5명 중 3명이나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났다.
‘집을 보여줘야 한다.’, ‘집을 구해야 한다.’ ‘책상 위의 짐을 언제 싸야 하나?’, ‘올해 맡는 업무는 어떤 걸까?’, ‘새로운 학교의 학생들은 어떨까?’ 여러 가지 이야기들로 수다를 떨다 하나씩 짐을 싸서 떠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언제 또 같이 근무하게 될지 모르지만
익숙했던 시간들을 뒤로한 채 다시 또 낯선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다.
혼자 할 일은 아니지만, 남은 기간 동안
또다시 학생부 생활지도. 학폭. 교권을 담당할 계원 선생님을 모셔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좋은 시간 보내시고 커피 한 잔 생각날 때 연락 주세요. 따뜻한 커피 한 잔 대접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