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밤

by 자유인

달짝지근 밤

한솥 삶아

휘리릭 찬물에 건져

물기 탈탈 털어내고

우리 엄마 밤을 깎는다


따뜻한 열기 타고

다 익은 밤 향기

코 끝에 닿으면

꿀떡 침 한 번 삼키며

내 차례를 기다린다


누나 하나

형 하나

잊었던 아빠도 하나

나도 하나


입안 그득

밤 한 알 가득

달콤함이 끝나기 전

한 알 더 입 속에 품고픈데


누나 하나

형 하나

주고 나면


밤 한알 물어볼 때까지

입 안에는

침만 졸졸





나는 밤을 삶아 아이들에 남편까지 줄을 세워 한 알씩 먹이는 재미가 참 좋다.

달콤 구수한 밤 한 알을 먹는 재미보다 먹이는 재미말이다.


어느 날,

밤 한 알을 아주 맛나게 먹는 막내를 보며

바로 이 순간이 아이들에게 어릴 적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그리고는 아직 어린 막내가 내 나이즈음 되었을 때,

밤 먹던 그날 밤을 추억한다면

어떨까 싶어 시를 써보았다.


이제 아홉 살인 막내도 이 이야기가 자기 이야기가 맞단다.


소소하지만 소중한 작은 것들을 잊지 못할 따뜻한 추억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아이에게 건넨 달콤한 밤 한 알에서도 세상의 따뜻한 사랑의 온기를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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