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보내준 너의 편지를 어제서야 실물을 받아 들고 행복한 마음에 글을 읽어 보았단다. 정성과 진심을 담아 보내준 편지와 동봉된 귀여운 지은이 사진 고마워.
캠퍼스에 더운 열기가 차오르면 이제 여름이 오는구나를 생각하게 돼. 자연이 주는 계절의 변화보다 너네들이 주는 젊음의 열기가 더 빠르게 여름을 감지하게 한단다.
5월부터지? 아마도?
올해는 더 빨리, 더 강하게 더위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
내가 옮겨온 이곳 대학이 대구(정확히는 대구에 붙어있는 경산이란 곳이란다.)에 있어서 그런가 봐. 유난히 더운 곳이잖니?
대학을 옮겨왔지만 간간히 궁금한 걸 스스럼없이 물어보느라 전화연락을 해 준 지은이가 교수님은 참 반가웠단다.
너의 지도 교수로 2년을 보냈는데
나의 꿈을 찾아 그 역할을 뒤로하고 떠나올 때의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보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했어.
한 번 지도교수면 영원한 지도교수!
내 마음에는 이런 다짐이 있단다.
오랜 교육 기간 동안 여러 스승을 만나지만 각자 기억할 수 있는 선생님이 얼마나 있겠냐며 관계의 휘발성을 얘기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스승과 제자의 관계도 신뢰와 애정에 근거하기 때문에 서로 주고받는 관계의 질이 참 중요한 것 같아.
그런 면에서 지은이는 나에게 참 소중한 제자란다.
속상할 때면 찾아와 속상한 걸 얘기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땐 좋아서 찾아와 속 얘기를 해주던
지은이의 솔직함이 교수로서 제자에게 분명히 무엇인가 도움이 되었다는 확신에 찬 기쁨을 가질 수 있게 했단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깨알 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복지사였던 시절 고민했던 나의 경험들을 들려주고
나보다 시행착오가 적기를,
나보다 현명하고 보람찬 사회복사의 길을 가길!
지름길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늘 컸던 것 같아.
그러다 가끔은 겪어보지 않아서 상상할 수 없는 나의 이야기들이 과연 학생들의 마음에 가 닿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 지금도 자주.
메아리 없는 고함을 치는 듯한 허탈감을 느낄 때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새겨듣는 몇몇의 시선이 교수로서의 내 임무를 포기하지 않게 한단다.
그 눈빛들 중에 지은이도 있었단다.
고맙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까지 전해줘서 더 고마워.
올해만 지나면 졸업을 할 텐데,
너 역시 과거의 나처럼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어보기로 결심했다니,
그 중요한 결정 가운데 나의 강의들과 여러 이야기들이 도움이 되었다니.
참 기쁘구나.
앞으로 펼쳐질 지은이의 미래가 기대돼.
지금처럼 성실하고 신중하게 주어진 길을 가길 바래.
그 여정에 교수님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환영이란다.
기쁜 일도 속상한 일도
언제든 나눠주렴.
너의 길에 미소로 함께하는 응원자가 되어줄게.
여름에 있을 실습도 무사히 잘 해내고!
또 소식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