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리더이자 팔로워야.

리더와 팔로워의 서로 다른 자질들

by 자유인

누구든 자신의 삶의 자리 어디에선가 리더 혹은 팔로워로 살아가게 된다. 마음먹고 리더의 길을 선택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인정을 통해 리더로서의 역할을 시작하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자연스럽게 리더의 자리에 가 있게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언제든 리더이자 동시에 팔로워로서의 숙명적 역할은 계속 우리를 따라다닌다.


직장에서 승진하면 내가 따라야 할 리더도 있지만 나를 따르는 팔로워가 생기면서 리더로서 책임과 역할이 주어진다. 대학교수로서 나의 직업에 있어서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이고 인생 선배이자 멘토, 리더 등 다양한 기능이 섞여서 내 역할을 담당하게 되고 대학의 교육 방침에 따르는 것도 내가 지켜야 할 행동 방식이 된다. 가정에서 엄마라는 내 위치는 자녀들에게 일면 리더 역할이 부여된다. 부부관계에서도 가정 내 일어나는 상황 별로 때로는 남편이, 때로는 내가 리더가 되기도 하고 팔로워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평소 우리 집에서 가장 어린 7살 된 막내아들도 친구네가 놀러 와서 4살짜리 동생과 만나면 어느새 놀이를 주도하는 형님 리더로서 태세를 변경한다.


주어진 다양한 리더와 팔로워로서의 역할과 기능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필연적이다. 그러기에 리더와 팔로워 각각의 자질과 소양 역시 겸비되어야 할 것들이다.


먼저, 리더에 대해 생각해 보자.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내게 적용을 해보자면, 3시간 강의 전에는 오늘 수업의 목표를 설정하고 강의에 참여하는 팔로워인 학생들에게 그 목표에 맞추어 오늘 학습해야 할 바를 가장 먼저 제시한다. 그건 3시간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팔로워를 향한 필수적인 배려이다.


직장에서도 리더는 팔로워가 공감할 수 있는 조직의 가치체계, 비전과 미션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수행할 때 의사결정이 명확해진다. 조약하게 흩어진 각자의 역할들이 마치 레고 조립으로 훌륭한 목표물을 만들어가듯, 조직의 성과는 가시화되고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리더에게 중요한 자질로 엄격한 도덕성을 꼽고 싶다. 강의를 준비하는 교육자에게는 학생들의 기대와 사회적 필요와 쓰임을 고려하여 충실하게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 가정에서 부모로서 리더가 되었을 때는 훈육의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한 후, 일관성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감정적 기준으로 약자의 위치에 선 자녀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 조직에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갈등이 발생할 때조차 최고의 이익 창출과 서로 간의 갈등이 조화의 국면으로 전환되도록 창의적인 최선의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라 생각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도덕성은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선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지향을 설정하고 스스로 그것을 준행하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 모두가 삶의 어느 국면에서 리더로서 이미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사회적 관계뿐 아니라, 내 속에 너무 많은 '나들' 중에서도 그 어떤 자아의 일면은 반드시 나를 이끌고 대표하는 내가 되어 그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 삶, 가정, 조직 등등에서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그 방향으로 순행하는 과정에 필요한 도덕적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준행하고 있는가?'

우리 모두가 리더이기에 자문해 보아야 할 두 가지 질문들이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팔로워에 대해 생각해 보자. 사실 팔로워 없는 리더도, 리더 없는 팔로워도 없기에 둘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이다. 하지만 요구되는 자질은 판이하게 다르다. 대게는 리더를 보다 우월하게 가치 평가하는 경향도 있어서 팔로워의 자질을 내재화하는 것을 간과하기 쉽다.


나는 리더는 적절한 방향을 설정하고 도덕성을 겸비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런 리더라면 팔로워의 존중을 받을 만 하지만 누군가를 존중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리더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에서는 우리 안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질투와 시기심을 극복하고 온전한 존중을 보이는 것은 인격을 드러내는 지점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누군가의 존중을 받기 원하지만, 진심으로 누군가를 존중하기에는 부족한 약점을 타고난 것 같기도 하다.


또, 소위 '이기는 편이 내편'이라며 힘 있는 자 곁에 줄 서기 하는 것도 진정한 의미의 존중은 아니다. 그건 오히려 자기 이익에 대한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진정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리더가 제시한 대의적인 방향성을 전복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어쨌든 리더가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팔로워의 존중 없이는 불가능하다. 리더도 팔로워를 도구화하지 않고 팔로워들의 위치에서의 리더적 역할을 존중하며 신뢰해야겠지만, 팔로워도 리더가 제시한 방향을 신뢰하며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크게 한 번 믿어주는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때로는 리더가 리더로서의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될 때도 있다. 그런 때조차 리더십의 실패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신뢰하며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일이 쉽지 않은 것은 팔로워에게 있는 리더적 성향 때문일 수 있다. "내가 만약 리더라면 A보다 B를 선택할 텐데, 나의 리더는 ....이 부족해." 나는 이런 불평들이 모두에게 주어진 팔로워로서의 역할에서 리더처럼 행동하려는 경향이 작동한 탓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약점이 있고 완벽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다면 리더가 가진 리더십을 세워주고 인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테다.


리더와 팔로워가 혼재된 우리의 삶에서 어떨 때는 리더로, 어떨 때는 팔로워로 역할을 전환하며 살아야 할지 결정하는 데는 지혜가 필요하다. 리더와 팔로워. 어느 배역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들의 몫이란 걸 기억한다면 때로는 리더로, 때로는 팔로워서 어느 때나 우리는 우리 삶의 진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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