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인 Oct 08. 2024

자녀를 키우며 얻은 뜻밖의 선물들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얻는 '선물'들은 뜻밖의 깨달음과 성장의 기회로 다가옵니다. 삶의 무게가 때로는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 과정에서 부모 역시 조금씩 변화하고 성숙해집니다.



감사라는 선물


아이를 키우며 얻는 첫 번째 선물은 '감사'입니다. 특히 엄마는 아이와 한 몸이었던 시절을 기억하며, 이유 모를 울음에도 품어줄 수 있는 인내를 배웁니다.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버거운 일이지만, 내 아이이기에 감내할 수 있습니다. 이때 느끼는 감사는 부모로서 얻는 가장 첫 번째 기쁨입니다. 비록 작은 순간들이지만, 그 안에 깃든 기쁨은 부모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사죄하며 배우는 겸손이라는 선물


하지만 부모의 길은 감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아이 대신 머리를 숙이고 사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자식의 실수나 미숙함 앞에서 마음이 거칠어지고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부모는 그 순간에도 책임을 짊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함을 배웁니다. 아이 셋을 키우며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사과의 말을 건네는 일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부모로서의 성숙은 이렇게, 때로는 고개를 숙이는 순간에서 시작됩니다.



철없는 자식 덕분에 얻은 철듦의 선물


부모가 무슨 죄인인가 싶은 순간들도 찾아옵니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미숙한 자녀 앞에서, 가진 것을 조건 없이 내어주는 일이 때로는 참 힘듭니다. “자식이 아니라 원수지!”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됩니다. 아이의 철없음이 나를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나는 그 덕분에 더 깊은 이해와 인내를 배우고, 부모로서 조금 더 단단해졌습니다. 내 자녀를 키우는 시간이, 내 마음의 깊이를 넓혀주었음을 알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만남의 선물


아이들 덕분에 새로운 인연들도 찾아옵니다. 같은 고민을 나누고, 육아의 무게를 함께 나누는 부모들을 만나며 마음의 쉼을 얻습니다. 이들은 때로는 육아의 동료이자, 인생의 좋은 벗이 되어줍니다. 육아가 힘들 때, 함께 웃고, 때로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위로를 얻습니다. 이 만남들은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찾아와, 부모의 삶에 소중한 추억을 더합니다.



성장과 함께 맞이하는 용기라는 선물


아이들은 어느 순간 훌쩍 자라 버립니다. 키와 몸무게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부모만이 알아볼 수 있는 미세한 성장이 눈에 띕니다. 아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때마다 부모는 그 성장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곧 떠날 날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아이가 잠시만 떠나도 허전함을 느끼는 부모의 마음은, 자녀와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을 때, 부모는 그 손을 놓을 용기를 배웁니다. 나도 그랬고, 내 아이도 그렇습니다. 부모의 손길로 만들어진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지켜보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알게 됩니다. 자녀들의 인생은 결국 그들 스스로의 선택과 경험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니까요. 중년의 부모로서, 이제는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소유에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녀를 위해 기꺼이 손을 놓아줄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의 완성을 느낍니다.

이전 02화 이별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