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Fifty Five 전쟁의 시작

by Hye Jang

“지금 사울진이 쳐들어 오고 있다고?”


카야가 달려와 수아에게 말하자, 수아는 황급히 자리

에 일어나며, “모든 병사들을 준비시켜.”


곧 전쟁이 시작될 줄 알았고, 언제 사울진이 공격해 올

지 몰라, 대기하고 있던 중이었다. 수아가 먼저 쳐들어

가도 되지만, 수아와 그리고 그와 함께 있는 이들은 그

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언제라도 사울진이 마음을 바

꾸어 대화를 요청하러 오길 바라고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아의 말을 듣고 카야가 나가며 휘파람을 분다.


서둘러 나가려는 수아 옆에서 밧세도 준비하는 것을

보자, “넌 여기 있어.”라고 수아가 말한다.


“나도 같이 가.”


“팔도 아직 아픈데. 어딜 간다고 그래. 여기 남아서 하

갈님과 마을 사람들을 돌보고 있어. 알았지?”


수아가 나가면서, 걱정하는 밧세의 얼굴을 보더니, 그

의 어깨를 토닥이며, “걱정하지 마. 내가 누구냐? 나

수아야.”


수아의 허세에 밧세가 피식 웃자, “ 갔다 올게.” 하고 수

아가 문을 나서니, 사엘도 나와 있다.


이를 본 수아가, “넌 왜 와?”라고 묻자, 사엘은, “오늘은

나도 무사야.” 라고 말한다.


“알아. 그런데 넌 여기서 밧세랑 이곳을 지키고 있어.

그게 네가 오늘 무사로서 할 일이야.”


“나도 갈 거야.”


사엘이 평소와 다르게 고집을 부린다. 혹시나 라단도

있지 않을까여서 이다.


여람도 나서서 말려 보려 하지만, 사엘은 말에 올라타

먼저 출발해 달려 나간다. 이를 본 여람과, 카야가 재빨

리 사엘을 쫓아가고, 이를 본 수아도, 레이와 하갈에게

해야 할 일들을 전달하고, 아비갈과, 정하, 마하셀 그리

고 라함과 함께 달려 나간다.


그 때 처럼, 서로 마주 보고 선다.


사엘이 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라단이 제발 저곳에

서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라단을 찾는다.


사울진의 병사들 사이로, 말 한 마리가 걸어 나오고, 그

위에 라단이 앉아 있다.


이를 본 사엘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라단이 왜? 왜 저기 저러고 있는 거야?”


사엘은 다리에 화살을 맞았다는 라단이 걱정되었지만,

그가 말위에 앉아 서로 적이 된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

았었다.


사엘이 달려 나가려 하자, 여람과 카야가 막아선다.


라단의 눈에도 멀리, 사엘이 보인다.


그는 속으로, ‘사엘아. 제발 달려오지 마. 그대로 뒤로

달려 가. 이건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끝내려는 거야.

그러니 제발 달려오지 마.’라고 간절히 빌어 본다.


라단이 수아를 향해 소리친다. “전쟁을 끝내자.”


수아도 소리친다. “우리도 바라는 바야.”


“너희들이 이 땅에서 물러 나면, 이 전쟁은 끝나.“


수아나 여람은 라단의 말과 행동을 예상하지 않은 것

은 아니다. 아무리 그가 그들과의 우정도 있고, 사엘을

좋아하지만, 아버지 사울진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어

려 울 것이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은 친구도 살리고,

사엘도 살리고, 아버지 사울진에게 등도 돌리지 않는

최선의 방법으로, 처음에 그들에게 와서 인질도 되어

보았지만, 소용 없다는 것을 알고, 이제는 그들 보고 이

땅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그도 전쟁으로 인한 무

고한 죽음은 더이상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아는 이제 이 땅을 떠나고 싶지 않다. 그때는

방법이 없었고,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다음을 기

약했으며, 남아 있는 라단을 믿고 떠나, 곧 돌아올 것

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떠났다. 하지만 그동안 일어난

일들로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

고 지파는 있었어도, 한 마을 한 뿌리였던 이들과 칼을

휘두르며 싸우는 일도 멈추어야 하고, 피로 얼룩진 이

땅도 회복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수아는 그가 왜

왕으로 부름을 받았는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지만, 지

금 그가 해야 할 일은 이 전쟁을 끝내고, 이 땅을 회복

해야 하는 부르심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들

었다.


수아가 소리친다. “물러나지 않아. 여기가 바로 우리

땅이야.”


수아의 말에 사엘이 수아를 보며, “수아야 왜 그래? 전

쟁이라도 하려는 거야?”


“우리가 이 땅에서 물러난다 해도 이 전쟁은 끝나지 않

아. 이 전쟁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였다면, 저렇게 병사

들을 데리고 오면 안 돼. 우리가 물러나길 바라는 게 아

니야. 전쟁을 하자는 거지.”


“아니야. 라단이 그럴 리가 없어. 라단이 말한 건 그런

뜻이 아닐 거야.”


“이제 그런 말과 뜻은 소용없어. 우리가 할 일은 싸우

고, 이기고, 그러면, 이 전쟁이 끝나.”


“내가 말할게. 내가 나서서 말할게.”


앞으로 가려는 사엘의 말을 수아는 그가 타고 있는 말

로 막아서며 말한다. “사울진은 네가 죽은 우리를 살린

것을 알고 있어. 저번처럼 나를 죽인다 해도, 네가 또

나를 살릴지 모르니 이제는 사울진이 노리는 자도 너

야. 그러니 제발 여기서 물러나 있어. 네가 여기 있는

것만도, 우리 사람들 몇 명이 너 하나 지키기 위해 희생

해야 하는지 알아?”


수아도 예전에 함께 했던 지난날들이 그립다. 모두 둥

그렇게 앉아, 대화를 하고, 투표를 하고, 결정을 하던

그때 처럼, 지금도 이곳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모두 에

게 좋은 가장 최선의 방법을 밤이 새도록 토론하고 싶

다. 서로 칼을 들고 마주하며, 떠나라, 죽어라, 전쟁이

다 하는 이런 상황이 수아도 못 견딜 만큼 힘들지만, 지

금은 어느 때보다 냉정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감정

이 아닌 상황을 직시하고, 누구도 덜 다치는 선에서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고 싶을 뿐이다.


수아가 고갯짓을 하자, 병사들이 사엘의 말을 에워싸

고 가려한다.


“수아야. 수아야.” 사엘이 말하지만, 말을 탄 병사들이

사엘을 둘러싼다.


라단도 멀리, 사엘이 가는 것을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볼지도 모르는 그녀의 뒷모습이다.


라단은. ‘사엘아. 내가 늘 말했잖아. 너의 뒤에는 언제

나 내가 있다고. 너를 보며 행복했어. 사엘아. 그리고

언제나 늘 널 사랑해.’라고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말을

가슴에 묻는다.


그녀가 멀어져 보이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서로 마주

보더니, 이윽고, 라단이 그의 병사들을 향해 외친다.


“오늘 전쟁을 끝낼 것이다.”


병사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르고, 말을 탄 병사들이 화

살을 쏘며 앞으로 달려 나간다.


수아와 그의 병사들도 방패로 화살을 막고는 이내 달

려 나간다.


이를 보고 라단도 달려 나간다. 하지만 라단의 손에는

칼도 화살도 들려 있지 않다.


라단이 생각한 것이 이것이다. 그때 꿈속에서 사엘과

함께 늙어가는 것은 어치피 살아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죽어야, 저들이 이 땅에서 살

수 있고, 전쟁이 끝날 것이며, 아버지 사울진도 전쟁을

멈출 것이다.


그의 이런 결정이 모두에게 얼마나 고통이 될 것인지

안다. 아버지는 단 하나뿐인 희망을 잃을 것이고, 그가

죽은 자리에 친구라는 저들이 이 땅 위에 머물며, 그를

위해 얼마나 애곡하고 슬퍼할지 안다. 하지만, 서로 미

워하며 적이 되어 죽는 것보다, 그들의 마음에 친구로

남고,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았다.


하지만 사엘에게는 아니다. 그녀에게는 멀리 아주 멀

리 가서, 여기는 모두 잊고 같이 살자고 하고 싶다. 그

렇게 늙어 가자고 하고 싶다. 하지만, 그 둘이 떠난다

해도, 이곳에서의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할 수는 없다.


이제 모든 것을 끝내고, 그 꿈속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


카야가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은 채 달려오는 라단을

본다. 카야는 라단의 말속에서 그가 다른 숨은 뜻이 있

다고 생각했지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사

엘이 가도록 내버려 두었고, 대신 라단을 지키기로 했

었다. 라단이 계획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카야는

휘파람을 불며 라단에게 달려간다. 그가 달려가는 길

을 보호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휘파람의 의미를 모르는 마하셀의 병사들이 라

단을 향해 무섭게 돌진한다.


사울진도, 라단을 보고, 그의 손에 아무런 무기도 없다

는 것을 눈치채고 그의 병사들에게 라단을 호위하라고

외치며 달려 나간다.


그때, 마하셀의 한 정예무사가, 칼을 휘두르며 라단을

향해 달려가고, 그를 본 라단은 그를 향해 달려간다. 그

가 빨리 죽어야, 이 싸움도 많은 희생자 없이 빨리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본 카야도 말을 재촉해 몰며 그 둘을 향해 빠르게

달려간다,


이때 리만투어 해안가 쪽에서 화살이 비처럼 날라 온

다. 갑자기 날아오는 화살을 방어할 틈도 없이 수아네

병사, 사울 진에 병사들 할 것 없이 화살에 맞아 쓰러진

다.


다시 화살이 비처럼 날아온다. 이번에는 방패로 방어

해 내지만, 너무 많이 날라 오는 화살에 병사들이 쓰러

진다


라단을 향해 날라 오는 화살을 카야가 그의 말에서 날

라 라단을 덮쳐 방패로 막는다.


비처럼 화살이 날라 오더니, 이제는 함성 소리가 들리

며, 리만투어에서 검을 옷을 입은 무사들이 칼을 휘두

르며 달려온다.


수아네도 라단네도 아니다.


수아네 병사와 라단의 병사들은 서로 싸움하는 것을

멈추고, 그렇게 하자고 맞추지도 않았지만, 리만투어

에서 달려오는 병사들을 향해 달려 나간다.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몰려 왔는지, 쉴 새 없이 칼을 휘

두르고 막아내도, 끝이 없다.


사울진이 불화살을 준비한다.


라함도 불화살을 준비한다.


카야가 휘파람을 분다.


불화살이 날아가고, 휘파람을 들은 병사들은 방패 아

래로 몸을 막는다.


다시 불화살이 날라 간다.


겨우 겨우 들어온 적군들을 리만투어로 몰아낸다.


하지만, 리만투어에 다다르니, 저기 멀리 바다 위에, 배를 타고 온 병사들이 리만투어 바다가 보이지 않을 만

큼 가득하다. 겨우 물리쳤나 싶었는데, 바다 위에 있는

병사들을 보니 힘이 빠진다. 이들을 본 수아와 라단의

눈이 서로 마주치더니, 반드시 이 땅을 저들로부터 지

켜 내자라고 말하는 것을 알아챈다.


수아와 카야가 병사들을 정렬한다.


사울진이 라단에게 와서, 도대체 무기도 없이 달려갔

냐고 묻고 싶지만, 어느새 라단의 손에도 칼이 들려져

있고, 그도 병사들을 정렬한다.


누가 물러 나고, 죽음으로 이 전쟁을 끝내는 문제는 나

중이고, 먼저, 저 바다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병사들이

이 땅 위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병사들에 둘러싸여 하갈의 집으로 온 사엘이 심장을

부여잡고 신음하자, 하디와 유모가 달려와 사엘을 부

축한다.


하디가 사엘을 보며, “왜요? 왜 그러세요? 어디가 다시

아프신 거예요?”


“심장이 너무 아파.”


유모가 놀라, “심장이요?”라고 묻는다.


사엘은 제사장으로 지명을 받은 후, 심장이 아픈 적이

없었다.


사엘이 가슴에 손을 대고, 고통에 몸이 구부리며. “왜

갑자기 이렇게 아픈 거지.”


그때, 병사가 달려오고, 하갈과 레이, 밧세가 소란스러

운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다.


달려온 병사가 급하게, “지금 리만투에 적들이 들어왔

습니다.”라고 말하자, 밧세가 놀라, “적이라니?”라고

묻지만, 병사도 놀라고 당황했는지 두서없이 말을 늘

어놓는다.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수도 없

이 많은 병사들이 몰려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수아

님과 라단님이 함께 막아내고 계십니다.”


사엘이 몸을 겨우 일으켜서는 병사를 보고 말한다. “뭐

라고? 리만투어로 왔다고?”


“네. 수도 없이 많은 배들이 바다 위에 떠 있고, 수많은

병사들이 물 밀듯이 쳐들어 오고 있습니다. 막아내고

막아내도 그 수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이곳에 계신 분

들도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계시라고 하셨습니다."


“리만투어에 가야해. 내가 가서 바다를 움직여 저들을

막아야 해.”


하지만 사엘은 다시 심장이 아픈지, 고통스러운 얼굴로 가슴을 잡으며 말한다.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지.

리만투어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저들은 리만투어로

넘어올 수 없어. 내가 가봐야 해.”


사엘이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그대로 쓰러진다.


“사엘님. 사엘님.”


하디와 유모가 사엘을 잡고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지

만, 그녀는 정신을 잃는다,


레이가 하갈을 보며, “여기 병사들을 정렬하고, 저도

저곳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밧세도 가려 하자, 하갈이 그의 팔을 잡고, 레이도 밧세

를 보며, “넌 남아서, 여기 있는 분들을 지키고 있어.”


레이는 병사 일부는 남기고, 나머지 병사들을 정렬해,

리만투어로 달려간다.


하디와 밧세는 쓰러진 사엘을 데리고 비밀 통로로 들

어간다.


하디가 밧세를 보며, “제단 아래로 연결된 통로로 가

야 해요.”


“왜?” 하갈이 묻자, 하디가, “사엘님을 그곳으로 모시

고 가야 해요. 예전에도 쓰러지시거나, 쓰러졌다 깨어

나시면, 리만투어에 가셨어요. 그곳에 가셔야 깨어나

실 거 같아요.”


“맞아. 그랬어. 나한테 사엘이 업혀.”


밧세가 등을 내밀자, 하갈이, “그 팔로 어떻게 업어. 엄

마가 할게.”라고 말하지만, 밧세는, “괜찮아요. 제 등에

만 올려 주시고, 다른 분들이 뒤에서 잡아 주세요. 서둘러 가야 해요”


그들은 재빨리 움직여, 비밀통로를 통해 제단아래 동

굴로 향한다.


레이가 병사들과 달려 리만투어로 가니, 수많은 이들

이 서로 뒤섞여 칼을 휘두르고 있다. 레이도 칼을 휘두

르며,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리만투어 바다 건너 넘어

온 적들임을 알고는 그들을 물리 친다.


비밀 통로를 통해, 제단 아래로 간, 하갈과, 밧세, 하디

와 유모는 동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잠시 동굴 안에서

밖을 바라본다. 리만투어 바다에 안개가 자욱하여 아

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밧세는 사엘을 잠시 한쪽에 눕

힌다.


하디가 걱정스럽게 사엘을 쳐다보며 말한다. “빨리 깨

어나셔야 할 텐데요.”


하갈도 걱정스럽게 사엘을 보며 하디에게 묻는다. “보

통 얼마 만에 깨어나셨어?”


“때마다 달랐어요. 아무래도, 빨리 깨어나셔야 할 텐데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아까 심장이 아프다고 하시

면서 쓰러지셔서, 그것도 걱정이에요.”


유모가 가져온 담요를 사엘에게 덮어 주며, 사엘의 이

마와 손목을 짚어 보고는, “열도 없으시고, 심장도 정

상적으로 뛰시는 것 같아요. 리만투어 바다에 가까이

와 있으니 빨리 깨어나시길 바라야죠.”


밧세가 하갈을 보며, “저쪽은 어떻게 됐을까요?”


“안개도 끼고, 싸우는 소리도 나지 않는 걸 보면, 지금

은 잠시 서로 대치 중인가 봐. 안개가 걷혀야 우리도 무

슨 일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사엘을 주변으로 동그랗게 모여, 서로들 말없이 앉아

있는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중에 가장 두렵고, 길고, 어두운

시간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