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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산 따라1 봄 여름
09화
9.소백산 철쭉
소백산 국망봉 철쭉
by
세온
Sep 3. 2023
주택 살게 해 주는 대신, 산행을 매주 빠지지 말고 하자는 무언의 약속을 자꾸 못 지키게 되어 남편에게 미안해진다. 집에만 있으면 꽃밭에 텃밭에 매달리는 나를 보더니, 남편도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그러느라고 산행은 자꾸 뒷전이 된다.
우리를 잘 아는
지인이 집에서 노느라 이제 산행 많이 안 다니겠다고 하기에, 그렇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지금은 딱 그렇
다.
바래봉 철쭉 산행도 넘어가고, 서리산 철쭉도 지나고, 겨우 끄트머리 소백산 국망봉 산행에 나섰다. 다행히 근래에 보기 드문 절정의 철쭉을 만나고 왔다.
국망봉. 소백산에 있는 여러 개의 봉우리 중에 철쭉으로 유명한 봉우리다.
연화봉도 철쭉이 대단한데, 죽령 코스가 지루하기는 하지만 임도길이라
부담이 덜 되어서
더 많은 산객들이 찾는 것 같다.
국망봉을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정상인 비로봉까지(여러 코스가 있다.) 간 다음 국망봉으로 가는 아주 긴 코스가 있고, 초암사에서 국망봉으로 바로 가는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가 있다.
예전에는 어의곡 - 비로봉 - 국망봉 - 늦은맥이재 - 어의곡(총 17km) 산행을 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체력이 딸려 거의 초암사 - 국망봉 - 초암사(11 km)로 다닌다.
하지만 초암사 코스는 비교적 짧은 거리임에도 경사가 급한 구간이 제법 있어서 늘 힘들었던 기억이 더 나는 코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짝 핀 철쭉의 장관을 또 보고 싶어 때가 되면 초암사 들머리 산행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작년에는 못 갔고, 재작년에 갔을 때는 정말 10% 밖에 개화가 안 되어, ' 등산에 집중하자!'를 몇 번이나 강조를 하면서 녹색이 더 우세한 그야말로 숲길 산행을 하고 돌아왔었다.
소백산철쭉의 특징은 일반 철쭉이 아니라, 연달래라고도 부르는 아주 연한 분홍색의 철쭉이다. 관악산에도 주로 이런 철쭉이 많다. 연분홍 색감이 어찌나 고운지, 옛날 품위 있는 양반집 규수의 우아하고 고운 자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정상에 철쭉이 많은 이유는 참꽃(먹을 수 있는 꽃)이 아니고 개꽃(먹을 수 없는 꽃)이라 산 정상 부근에 살던 동물(혹은 정상 주위에 방목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들이 철쭉은 빼고 모조리 먹어치우는 바람에 철쭉만 남았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오랜만의 산행은 늘 티가 난다. 속도가 나지 않고 금방 지쳐버린다. 게다가 첫 산행 때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산을 오르다 결국 중도에 하산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조심조심 천천히 걷다 보니,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주차장 벽화가 참 예쁘다. 아침 일찍 움직인 덕분에 아침 8시 들머리를 출발했다.
초암사 관련 차량 외에는 못 들어가게 되어 있다. 예전에는 초암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하기도 했는데, 몇 년 전부터 등산객들은 주차를 못하게 한다.
임도길로 쭉 올라가는 방법과 죽계구곡으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임도길로 갔다.
때죽나무
초암사
절마당을 지나 들머리로 들어선다.
초록 초록한 숲길로 들어가면, 산에 온 느낌이 온몸을 감싼다.
길바닥에 하얗게 깔린 것은 때죽나무 꽃잎들이다. 한꺼번에 후두둑 떨어져서 등산로가 꽃길이 되었다.
연두에 가까운 녹색이 훅! 마음속으로 쳐들어오면 나도 나무들처럼 녹색 옷을 입은 느낌이다.
주변이 모두 단풍나무다.
산괴불주머니.
초록초록
녹색을 오래 보고 있으면 눈에 좋다는데, 정신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
봉바위까지 오면 잠시 쉬었다 간다.
봉바위
이곳은
낙동강 발원지이기도 하다.
돼지와 똑 닮은 돼지바위.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둥굴레
은방울꽃
드디어 철쭉과 만났다. 만개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철쭉 잔치가 벌어졌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운 꽃이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국망봉은 망국의 한이 서린 곳이란다. 신라 말 경순왕이 고려에 투항하고 난 후,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에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
한다.
상월봉 바위가 멀리 보인다. 예전에는 상월봉 - 늦은맥이재를 거쳐서 어의곡으로 하산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옛이야기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되돌아간다.
예쁜 철쭉을 실컷 보았으니 이제 하산이다.
세상 흔한 국수나무 꽃도 자세히 보면 예쁘다.
국수나무
오랜만에 산행이라 힘이 좀 들었다.
총 11km 걸었다.
(202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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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온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이야기가 있는 산행기>, <일상 에세이>. 39년간 초등교사를 했습니다. 퇴직 후 남편과 함께 산과 걷기길을 여행하며 살다가, 양평에 집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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