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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성 검사의 목적
기업에서 인적성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코로나19 이후 최근에는 인적성 검사도 온라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예전에는 인적성을 위해 장소를 임대하고, 마치 수능시험 수준의 보안을 거쳐 시험지를 제작, 운반하고, 각 고시장마다 감독관을 배치하여 인적성 검사를 치르곤 했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인적성 검사를 실시했던 것일까?
인적성 검사는 크게 인성검사와 적성검사로 이루어진다. 직무역량은 크게 행동역량 (Behavioral competency, Attitude)과 기술역량(Technical competency, Knowledge와 Skill)으로 구분 된다. 여기서 행동역량에 관련된 검사가 인성검사, 기술역량에 관련된 검사가 적성검사라고 보면 된다. 즉, 기업에서는 인적성 검사를 통해서 지원자가 입사하게 될 경우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업무에 적절한 행동’을 보일 것인지와 ‘업무에 적절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를 뽑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행동에 대한 판단은 부적절한 사람을 걸러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고, 능력에 대한 판단은 잘하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 초점을 두고 있다.
삼성의 경우는 지원자가 너무 많아 적성검사를 통해 상당한 인력을 탈락시키고 있어, 실제적으로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상당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회사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합격 후에 쉽게 회사를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본다. 정말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들일 사람만 지원하라는 것이다.
AI 면접의 이해
최근 AI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AI 면접의 시초는 마이더스IT의 AI면접으로, 처음 AI면접을 홍보할 때 많은 기업들은 그 정확도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도입을 미뤄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금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AI면접이 다시 재조명 받게 되었고, 꽤나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게 되었다.
1) AI면접의 원리
AI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맨 처음 간단한 본인의 신상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게 된다. AI면접은 답변 당시의 지원자의 동공변화, 표정변화 등을 인식하여 이후 지원자의 답변에 대해 참/거짓을 판단한다.
2) AI면접의 인성검사
AI면접의 인성검사는 신뢰가능성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되어 있다. 위에서 AI가 수립한 지원자의 참/거짓을 기준으로 응시자의 답변을 분석하여 해당 지원자의 신뢰가능성을 보여준다.
3) AI면접의 적성검사
AI면접의 경험이 있는 지원자라면 면접 중에 진행하는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해당 게임들은 마치 IQ 테스트와 유사하여 수리영역, 공간인지영역, 언어인지영역 등의 수준을 판단한다. 다만, 일반적인 인적성 검사와 달리 AI면접은 득점에 대한 절대값 뿐만 아니라 사전에 해당 기업의 직군 별 고성과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지원자들의 직군 적합도나 고성과 예측점수 등을 보여준다.
4) AI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AI면접은 기본적으로 신뢰도가 없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구조이다. AI면접을 보기 전에 긴장을 충분히 풀고 본인의 평상시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에서 응시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참/거짓의 기준을 만드는 기본 신상 질문에서는 필요 없는 사족이나 수식을 배제하여 뒤따르는 답변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이 가지 않게 해야 한다.
면접 내의 게임들은 본인들의 평소 역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역량 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본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응시 도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AI 면접은 동시에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 내에 응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끔 카페나 야외 등에서 응시하는 지원자들을 보곤 하는데,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가급적 본인의 방에서, 안정적인 네트워크상에서, 가족들에게 본인이 AI면접에 응시한다는 사실을 알려 두고, 핸드폰은 끈 상태로 진행하기를 추천한다.
인적성 검사 출제 방법과 대비
일반적으로 인적성 검사는 기업전용으로 출제하는 경우GSAT(삼성), SKCT(SK), 현대차그룹(HMAT), LG way Fit Test(LG) 등이 있다)와 외부의 검사지를 도입하거나 외부에 위탁하여 인적성 검사를 실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두 경우 모두 매번 새롭게 문제를 출제하기 보다는 문제은행을 갖추고 문제은행에서 선별하여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들은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인재들을 대상으로 종종 모의고사를 치루고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직무별로 어떤 인적성 결과가 업무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도 한다.
1) 인성검사
인성검사 문항 출제는 심리검사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본인이 어떻게 판단, 행동할 것인지를 묻는 문항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업에 맞춰 출제하는 경우, 문항의 근간은 당연히 핵심가치와 인재상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소문을 통해 인재상은 많이 참고하지만, 핵심가치는 참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핵심가치는 그 행동규범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행동규범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인성검사 출제에 있어서는 핵심가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AI 면접의 인성검사는 문항 자체에 대한 기업맞춤형 출제가 어렵기 때문에, 문항에서 핵심가치나 인재상을 직접적으로 묻기 보다 요구한 기업의 핵심가치나 인재상과 연관된 항목의 점수에 가점을 주거나 이를 중심으로 리포트를 구성하여 해당기업에 피드백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반면에, 기업맞춤형 인성검사의 경우에는 기업의 핵심가치나 인재상에 맞는 문항들을 출제하여 해당지원자가 갖고 있는 인성적 특성, 즉 행동역량을 평가한다.
일단 인성검사에서는 최저합격 기준을 정해두고 그 이하의 점수를 받은 지원자는 불합격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뿐만 아니라, 인성검사 문항 중에는 이른바 Key-question이라고 하여 해당 문항들의 평균점수가 특정 점수 이하인 경우 다른 문항의 점수와 상관없이 불합격시키는 문항도 존재한다. 이런 Key-question은 흔히들 얘기하는 공중도덕, 상식을 묻는 문항이 많다.
또한 인성검사의 문항에는 정답이 없고, 답변의 일관성이 평가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협업’ 지표를 측정하는 문항이 전체적으로 여러 개 배치되어 있고, 지원자의 답변이 얼마나 일관성 있는지를 파악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지원자들은 가급적이면 일관된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 보통 지원자들은 인재상을 파악하고 인재상과 관련된 문항이라면 인재상에 맞게 답변하려는 전력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비춰 보면 인성검사는 심리검사와 비슷해서 계속 비슷한 문항에 반복해서 답변하다 보면 만약 인재상이 본인의 실제 성향과 다른 경우 오히려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인성 검사 결과는 면접의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설사 인재상에 잘 맞춰 인성검사를 치뤘더라도 본인의 원래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면 면접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 적성검사
적성검사는 수능시험, 지능지수 검사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적성검사 영역은 언어영역, 수리영역, 도형 및 도식화, 인문상식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인문상식 영역을 제외한 영역은 일반적으로 문제은행을 자주 업데이트 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인적성검사 대비 문제집 정도를 풀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핵심은 주어진 정보를 잘 해석하고, 이에 따라 솔루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다만, 취업준비생들과 만나보면 의외로 적성 검사에 큰 비중을 두고, 실강이나 인강을 몇 개월의 시간을 투입하여 준비하는 친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비효율적인 것이라 반대하고 싶다. 그 이유는, 적성 검사는 출제 범위가 정해져 있는 임용고시나 공무원 시험처럼 내용을 많이 알고 있다고 잘 볼 수 있는 시험, 즉 지식바탕의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한 시간대비 효과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인문상식 영역은 물론 최근 트렌드를 비롯하여 지식을 쌓아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기타 영역들을 지식보다는 스킬을 판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마치 공부를 좀 못하는 학생이라도 지능지수가 높을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적성검사에 대한 대비는 문제유형을 받아보았을 때 당황하지 않는 수준 정도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적성검사 결과지의 내용을 보면 일반적으로 검사 영역(언어, 수리, 도형 및 도식화, 인문상식 등)의 개별 점수와 지원자가 지원한 직무와의 적합성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회계직무에 지원한 지원자가 수리영역의 점수가 낮으면 불합격할 확률이 높고, 인사업무에 지원한 지원자가 언어영역의 점수가 높으면 합격할 확률이 높아지는 식이다. 최근에는 분석방법이 발전하여 해당 점수들을 절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일 지원자들과 비교하기도 하고 기존에 합격한 인원들 또는 회사에서 현재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인재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인적성검사 결과의 활용
인적성검사는 둘 다 지원과정 중의 허들이기도 하지만, 추후 면접과정에서 면접관에게 제공되는 아주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앞서 자기소개서에서도 설명했듯이 기업들은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문항을 만든다. 따라서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 문항의 답변 내용과 인성검사에서의 관련 문항 점수를 바탕으로 면접을 진행하게 된다. 다시 한번 ‘협업’ 이라는 핵심가치가 있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자기소개서 문항 중에 협업의 경험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지원자는 마땅한 경험이 떠오르지 않아 인터넷에서 본 그럴싸한 내용을 편집해서 기입했지만 인성검사의 협업 지표가 매우 낮게 나왔다면 면접관들은 이 항목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게 된다. 필자의 경험상 이렇게 집중적인 질문을 받을 경우 지원자는 본인의 성향을 감추지 못하고 답을 못하거나 전혀 다른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관들의 평가 점수가 좋지 못했음은 당연한 결과이다.
적성검사 결과는 직무관련 질문을 하는데 활용된다. 재무나 회계 분야에 지원했으나 수리영역 점수가 매우 낮은 경우처럼 희망하는 직무와 적성검사 결과가 다를 경우 지원동기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 받게 된다. 지원자들을 살펴보면 때로는 본인의 적성과 다르게 부모님의 희망이나 주위 추천으로 직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본인이 적성검사에서도 해당 직무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몇몇 기업들은 적성검사 전체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지원 직무의 점수가 낮으면 인적성검사에서 불합격 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 필진에 대하여 : 본 서는 최종연, 유영복 두 사람의 공동작업으로 준비되었다.
- 최종연 : 경영학박사로 LSMnM에서 11년간 CHO(전무), 액센츄어 코리아에서 인사조직컨설팅리드
(파트너), 머서에서 부사장으로 근무, 중앙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유영복 : 법학박사로 어뜨무러차 연구소 대표, 조직문화 및 인사조직 전문가, LS그룹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