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는 ‘사람’이다. 업무 자체보다 함께 일하는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더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갤럽(Gallup)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와 생산성은 ‘좋은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상사가 이상적일 수는 없으며, 까다로운 동료와도 함께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직장 생활에서의 ‘버티는 힘’을 기르는 핵심 요소다.
먼저, 어려운 상사와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상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유형은 권위적인 상사, 우유부단한 상사, 마이크로 매니저형 상사, 감정 기복이 심한 상사이다. 여기에 필자는 배울 게 없는 상사와 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었다.
배울 게 없는 상사 : 배울 게 없는 상사는 매사 일에 간섭만 하고 일을 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거나 업무능력이 없는 무능한 상사이다. 이런 상사와 같이 일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무가치하게 느끼게 하고, 일을 하는 과정에서 숨이 콱콱 막히게 한다. 특히 배울 게 없기 때문에 존경하기도 어렵고 회사에 다니는 것 자체에 회의를 준다.
권위적인 상사 : 이런 상사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며 부하 직원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자기도취적인 성향이 있으며, 보통 최고경영자 특히 CEO들 중에 이런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이 '권위주의적'성향과 동시에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우유부단한 상사 : 결정을 미루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상사와 일할 때는, 선택지를 줄여주고 결정을 촉진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상사는 크게 성장하지는 못하나, 초급 관리자로서 엄청나게 부하직원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마이크로 매니저형 상사 : 모든 세부 사항을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상사와 일할 때는, 먼저 그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보고하며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면, 점차 상사의 개입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상사는 술자리에서 친해지고 '형' '동생' 관계가 생기면 신뢰하고 일을 맡기는 편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도 어렵다.
감정 기복이 심한 상사 : 기분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상사는 직원들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특히 공개적으로 직원들의 감정을 무시하고 모욕을 주는 경우도 있다. 회사 다닐 맛이 뚝 떨어지게 된다.
까다로운 동료와의 관계도 직장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연구에 따르면, 업무 만족도와 성과는 직장 내 대인관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효과적으로 관계를 관리하는 몇 가지 전략이 있다.
동료의 성향 파악: 사람들은 모두 다 저마다의 특징, 성향을 가지고 있다. 모두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면 대응의 방법이 생기게 된다. 일단 협조적인 사람인지, 고집이 센 타입인지, 정치적인지, 이기적인지 등 동료에 대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갈등을 최소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직장에서의 대화는 감정이 아닌 논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감정이 격해질 경우, 즉각적인 반응보다 한 박자 쉬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견이 달라 죽을 듯이 싸우지만, 다음 날 아침에 보면 별 문제가 아닌 경우도 많다.
공통의 목표를 찾기: 협업이 어려운 동료와는 업무 목표를 중심으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최종 목표는 프로젝트 성공입니다. 서로 어떤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을까요?”와 같은 접근법을 활용하면 협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회사 내의 부서 간의 이해관계가 부딪힐 때 '전사적 목표'를 전제로 논의하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전사적'이란 'CEO'나 '높은 임원'의 목표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적절한 거리 두기: 모든 동료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동료와는 업무 중심으로만 관계를 설정하고, 감정적인 소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니 그럴 필요가 실상 없다. 갈등과 대립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로는 무시하고 가는 것도 필요하다.
성공적인 직장인은 단순히 업무 능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은 어떤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사용할까?
첫째, 적극적인 경청(Active Listening)을 실천한다. 좋은 커뮤니케이터는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다. 하버드 협상연구소(Harvard Negotiation Project)는 효과적인 협상의 핵심 요소로 ‘적극적 경청’을 꼽으며, 상대방의 말을 반복하거나 요약하는 기술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즉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눈을 맞추고, 집중하며,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추임새를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둘째, 명확하고 간결하게 말한다. 컨설팅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많이 추천하는 것이 엘리베이터 피치(Pitch)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란 짧은 시간 안에(약 30초~1분) 상대방에게 자신의 아이디어, 경력, 제품, 서비스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간결한 발표 방식을 의미하며, 마치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짧은 순간 동안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경우 결론을 먼저 말하고, 후에 그 이유의 논리를 순차적으로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셋째, 비즈니스적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주고받는다. 심리학자 더글러스 스톤(Douglas Stone)과 시엘리언 휘인은 '피드백을 잘 주고받는 기술(Thanks for the Feedback)'에서, 피드백을 줄 때는 ‘구체적이고, 감정을 배제하며, 실행 가능한 조언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는 리더가 될수록 더욱 많이 요구되는 능력이다.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강력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정치적 감각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1. 멘토와 스폰서를 찾아라
멘토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고, 스폰서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다. 맥킨지(McKinsey)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 스폰서를 가진 직원들이 더 빠른 승진과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스폰서를 확보하는 데는 많은 공이 들어간다.
2. 사내 정치(Organizational Politics)를 이해하라
직장에서의 관계는 단순한 친분을 넘어 전략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조직 내 권력 구조를 이해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라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직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직장 내에서 신뢰를 쌓고, 협력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승진이 안 되는 데는 능력보다 평판의 문제일 경우가 많다. 능력이 같은 85점 이상인데 주변에서 나쁜 피드백을 주는 사람보다는 평판이 좋은 사람을 선호할 것이다. 다면평가는 실상은 긍정적인 이미지의 '가시화'수단으로 이해해야 한다.
직장 생활에서 버티는 힘은 단순히 업무 능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상사와 동료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인정받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히며, 조직 내 인간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학자들과 경영학자들이 강조하는 관계의 원칙을 적용하면, 직장 내에서 더욱 강한 버팀력을 갖출 수 있다. 결국,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는 ‘관계에서 버티는 힘’을 기르고, 조직 속에서 의미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중 신뢰할 수 있는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가 구축되었다면, 버팀력의 기초를 잘 닦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