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예제 1) 어느 마을을 여행하던 사람이 이발소 앞에 걸린 광고를 보았다. 광고에는 다음과 같은 튀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마을 사람들 중, 스스로 면도를 하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는 면도를 해주지만,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 중 누구에게도 면도를 해주지 않는다."
여행객은 광고를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발사는 스스로 면도를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을까?
(풀이) 이발사가 자기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다면 면도를 해주어야 한다. 즉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한다면 그 사람의 면도를 해주면 안 된다. 따라서 그는 가엾게도 스스로 면도를 하려면 하지 말아야 하고, 면도를 하지 않을 때는 면도를 해야 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예제 2) 신약성경 디도서 1장 12절에서 13절에 이런 말이 있다.
"크레타의 선지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크레타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이며 악한 짐승이며 자기 배만 채우는 게으름뱅이라'하니..." 기원전 6세기경 크레타섬 출신인 철학자 '에피메니데스'는 성경에 나오는 얘기를 빗대어 '크레타 섬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한 말이 사실일까? 아니면 거짓일까?
(풀이) 그가 한 말이 참이라면 모든 크레타 섬사람들은 거짓말쟁이다. 그런데 이 말을 한 그도 크레타 사람이다. 그러면 그도 거짓말쟁이이다. 그러면 전제에 모순이 생긴다. 반대로 그가 한 말이 거짓이라면 크레타 섬사람 모두 거짓말쟁이가 아니다는 말이 된다. 그럼 이 말을 하고 있는 크레타 섬사람인 그도 거짓말쟁이가 아니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그가 한 말이 거짓이라는 전제에 또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그의 말이 참이라고 하면 거짓말이 되고, 거짓말이라고 하면 참이 된다. 어떻게 말을 해도 모순이 생긴다. 이것을 역설이라고 부른다.
이런 역설이 생기는 이유는 자기 지시성, 즉 자기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내가 지금 말한 것은 거짓이다.' 이란 말이 있다. 이 문장의 논리적 모순을 밑줄 친 '내가 지금 말한 것'을 중심으로 설명하시오. 그리고 '우주가 무엇인가?'를 우주 안의 존재인 인간이 설명할 수 있을지 설명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