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집을 나온다 찜질방까지 걸어서 10분 정도면 충분한데, 해는 벌써 뜨거운 열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10분이 30분 같다.
드디어 찜질방 입성.
리모델링을 한다고 하더니 깔끔하고 보기도 좋다. 특히 찜질방들이 새 단장을 해서 쾌적해서 만족스럽다. 사실 코로나의 영향도 있지만, 관리가 안 되는 느낌이 들어 오기 싫었던 것도 있었다.
오늘 찜질방은 아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 100프로다. 방학 전에 찜질방을 가겠노라고 약속을 해 놓고는 이런저런 일로 계속 미루기만 몇 번이다.
"결국 엄마는 약속을 안 지키는구나."라는 한 마디에 얼마나 가고 싶으면 저러나 싶어 방학 마지막 날인 오늘 약속을 지키는 엄마가 되기로 한다.
56° 보석찜질방에 누워
"이제 만족하십니까?"라고 물어본다.
"응. 친구들이랑 와도 재미있는데 엄마랑 오는 거하고는 달라. 친구들이랑은 먹으러 오는 거 같아. 찜질도 오래 안 하고 아이스룸에 갔다가 먹고.. ㅋㅋ. 냉탕 갔다가 온탕 갔다가 수다 떨고 놀러 오는 거 같은데, 엄마랑은 찜질도 하고 쉬다 가는 느낌이야. 그래서 엄마랑 오는 게 좋아."라고 한다.
찜질방에서 조용히 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답이다.
그래, 오늘 너 좋은 대로 쉬어 보렴.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
09시 30분.
아이는 어느 방에 들어가 있을까?
찾으러 가자!
그런데 찜질방에서 자는 사람이 참 많다. 난 잠까지 자고 가긴 불편했는데, 사람들은 너무 편안하게 구석구석에서 찜질방을 점령하고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