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처음으로 드리는 장문 사과 편지

청소년(고등)부 대상 - 김다희

by 편지한줄

To.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우리 엄마에게.


놀라셨죠? 문득 엄마 생각에 이렇게 편지를 써봐요. 요즘 콧물, 눈물이 줄줄 흐를 만큼 날씨가 쌀쌀해졌죠?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이불 속에서 잠을 더 자고 싶은 마음이 생길 만큼 춥더라고요. 아, 이건 추워서가 아니라 단지 학교 가기 힘들어서 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등교할 때나 저녁에 학원 마치고 집에 올 때나 날씨를 보면 확실히 겨울에 가까워지고 있는 듯해요. 그러니까 감기를 피하기 위해 얇게 입으시지 마시고 꼭 따뜻하게 입으세요! 어쩌다 보니 날씨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저를 되돌아보던 중 엄마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화를 많이 냈던 것 같아서예요. 사실 다시 생각해보면 제가 다 잘못했던 것이었는데 말이죠. 제가 먼저 화를 내서 엄마랑 갈등이 생기게 된 일을 모두 말하기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데 그중 몇 가지만 기억 속에서 꺼내볼게요. 아마 엄마께서도 읽으시다 보면 ‘아, 맞아. 이런 일이 있었지.’라고 생각이 나실 거예요. 우선 이 물건 때문에 갈등과 충돌이 가장 많이 있었는데 혹시 기억나시나요? 바로 핸드폰이에요. 밥 먹을 때, 화장실 갈 때는 물론이고 시험 기간에도 폰을 하던 저를 보시다가 결국 핸드폰을 압수하며 발생한 갈등이었죠. 폰이 없었던 적이 없었던 저는 불안감에 순간 욱해서 울면서 엄마께 화를 냈었던 것 같아요. 엄마도 저를 지켜보며 참다 참다 압수했던 것이었는데 말이죠. 폰을 뺏긴 후 공부를 하면서 ‘어떻게 폰을 다시 받아오지?’ 궁리 후 생각해낸 방법이 “엄마, 폰 보면서 공부할 것이 생겼어요. 주세요.” 였죠. 물론 엄마는 단호하게 거절하셨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부끄럽고 죄송해요. 이 일이 있고 난 후 요즘은 시험 기간만 되면 제가 자진해서 엄마께 폰을 내게 되었죠. 많이 반성하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그리고 다음으로 갈등이 생겼던 일은 설거지예요. 작년 겨울에 사고로 엄마께서 허리 쪽을 다쳤던 것을 기억하시죠. 물론 지금은 모두 나으셔서 다행이지만 당시에는 치료를 받으며 집안일을 하시기엔 무리가 생기셨죠. 설거지쯤은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이었는데 그때는 설거지 거리를 만들고 제 방으로 갔었잖아요. 엄마께선 서운하셨는지 “엄마가 아픈데 이런 것도 못하니?”라며 꾸짖으셨고 저는 ‘동생도 오빠도 설거지를 하지 않았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는 거지?’라는 생각에 엄마께 말대꾸했었죠, 전 방에서 억울함에 다시 생각해보았는데 제가 100%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얼른 방에서 나와 오빠가 먹었던 것이든 동생이 먹었던 것이든 모두 설거지를 했었죠. 사실 엄마께서는 아들보다 같은 여자인 딸, 저에게 의지를 더 많이 하셨던 것이었는데 전 그걸 왜 몰랐었지 하면서 저 자신이 너무 화가 났었고 엄마께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어요.


여기까지 적으면서 보니 제가 너무 부끄럽고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 엄마의 마음까지 전달할 수 있을지 어렵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사과할 때 편지를 쓰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도 이 편지를 빌려 사과해보기로 다짐했어요. 제가 잘못했던 일 중 이 편지에 담게 된 일은 극히 소수의 일부이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반성을 하면서 꾹꾹 눌러 써봤어요. 비록 많이 부족한 편지일지 몰라도 이 편지 덕분에 다시 한번 많이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투정 부리고 삐지는 것도 엄마를 좋아해서, 사랑해서 어리광부렸던 것으로 기억해주세요. 이 편지 이후 말썽부리지 않고 엄마께 도움이 되는 그런 딸이 될게요. 항상 건강하시고 아프지 않으셨으면 해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2019.10.21.월.

언제나 엄마 편인 딸, 김다희가.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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