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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Oct 25. 2023

To. 중학교 사서 선생님에게

청소년(고등)부 금상 - 조수화

제가 책을 좋아하게 되고 중학교 생활을 열심히 보낼 수 있게 해주신 원동력 사서 선생님, 항상 점심시간에 놀러 가면 밝은 얼굴로 맞이해, 주시는데 그게 제 하루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선생님은 아실까요?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처음으로 따듯하게 느껴지고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조용히 해야 하고 책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원하는 책을 읽으며 친구들과 소통하고 사서 선생님에게 책을 추천받는 그런 이야기 가득한 곳이 되었다는 게 저에겐 생소하고 신기했어요.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이렇게 모두가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 되다니, 선생님의 색다른 방식이 저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어요.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이렇게 많은 게 달라지는구나”를 느꼈어요. 더 이상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닌 친구들과 소통하고 친해지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것이 놀라웠어요. 이 많은 변화에는 선생님의 노력도 분명 담겨있을 거예요. 우리 중학교 선생님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요. 원래 행복한 순간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하잖아요? 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이었어요. 항상 도서관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선생님께서 “왔어?”하고 반겨주는 말들이 저를 미소 짓게 했고 행복하게 했으니까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이제 막 등교하고 변화를 맞이하게 된 시점에서 나타난 선생님은 그야말로 저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었어요. 그 차갑고 무서웠던 공간에 대한 생각을 따듯하고 행복한 곳으로 바꿔주신 사서 선생님, 정말 너무 감사해요. 학교에 다니는 동안 제 생각과 고정관념은 많이 바뀌었고 그 모든 게 저는 사서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힘들어하는 상황에서도 등을 다독여 주시고 조용히 옆에서 응원해 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저는 존경스러웠고, 한 때는 사서 선생님과 똑같은 따듯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기도 했어요. 책은 조용하고 얌전히 읽은 것이 아닌, 친구들과 이 책에 대해 소통하며 이야기해 보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는 것도 새롭게 깨달아서 우리의 중학교 생활은 굉장히 행복했어요.

모든 게 선생님 덕분이고 그 따듯함을 저희는 커서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감사함에 대해 아무리 말씀드려도 모자라지만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저도 미래의 직업을 가지고 그 직업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사서 선생님 같은 어른이 될게요. 그리고 저는 모든 학교의 도서관이 선생님께서 만들어내셨던 도서관처럼 더 이상 조용하고 침묵해야 하는 공간이 아닌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고 많아요. 그렇기에 책을 즐거운 것이고 책을 또 하나의 소통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소심하고 어른과 대화하는 걸 꺼렸던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고 적극적이지 못했던 성격을 바꾸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거 아세요? 절대로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한 성격이 선생님을 만나고 적극적으로 변해갔을 때 저는 더욱 선생님이 만들어 낸 도서관에 애정이 갔어요. 저희가 비록 1년이라는 시간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 1년이라는 시간이 저에겐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선생님이 처음 다른 학교에 가셔야 한다는 걸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이렇게 정이 들었는데 이젠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울기도 했어요. 친구들과 모여 선생님에게 드릴 편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했는데, 잘 간직하고 계시겠죠? 선생님의 마지막 퇴근길을 찾아가는 저희는 정말이지 발걸음이 무겁더라고요. 그래도 선생님을 만나 저처럼 자신감을 가질 다른 학생들을 생각하면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았어요. 선생님은 정말이지 제 과거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고 현재에도 그건 진행형이에요. 제가 힘들었을 때 선생님이 위로해 주신 기억이 지금까지 머릿속을 맴돌아요. 평생 잊지 않을게요. 인생의 한 번뿐인 중학교 시절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사서 선생님을 거쳐 간 모든 학생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선생님. 제가 고등학생이 되어서 옆 고등학교에 선생님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얼마나 많이 놀랐는지 아실까요? 그 소문을 들었을 때의 제 감정은 처음엔 놀랐고 마지막엔 다행이었어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선생님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어요. 곧 다시 다른 학교로 가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센 슬프지 않아요.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선생님은 어느 학교의 도서관에 사서 선생님으로 계실 거고, 그렇다면 다시 만날 수 있겠죠. 다시 찾아갔을 때도 환한 얼굴로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소중한 추억들 잊지 않고 간직할게요. 선생님도 저희와 함께한 날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었으면 해요. 저희가 선생님과 함께 할 때 행복했던 것처럼요. 선생님이 어느 학교에 계시던 저희의 사서 선생님이셨던 건 변함없어요. 선생님 같은 어른이 되어서 꼭 찾아뵐게요. 감사해요. 사랑해요 사서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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