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잘 지내시나요?

청소년(고등)부 동상 - 주시온

by 편지한줄

모두 잘 지내시나요?


이렇게 안부를 묻는 것도 민망한 요즈음인 것 같습니다. 잘 지낸다는 답을 듣기엔 모두 너무 힘겨운 시기 속에 있으니 말이죠. 어려운 때라는 것을 어른인 체도 잘 못하는 철없는 고등학생인 저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 실제 어른들이 느끼는 정도는 더욱 크겠지요. 이때가 빨리 지나가기를 소망하지만 연일 다시금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들이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 겨울 방학만 해도 고3이 된다고 생각하니 침울해지는 게 전부였는데 등교가 이렇게나 늦어질 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등교가 늦어진다니 즐거운 마음도 있었죠.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철없이 즐거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등교가 결정되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됐지만,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 보며 급식을 먹을 수 없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 지금에서야 지루하다 느끼기도 했던 그 모든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큰오빠는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연초에는 한국이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다 연일 보도되고 있던 상황이어서 큰오빠는 오히려 한국에 있는 저희를 걱정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좀 흐르니 러시아를 포함한 수많은 나라들의 상황이 굉장히 악화되었고 이후론 다른 가족들이 모두 큰오빠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었죠. 비행기도 모두 통제된 상황이어서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다행히 전세가가 예정되어서 큰오빠는 안전히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었고 바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자가 격리 기간 중 암으로 투병 중이던 이모가 돌아가셨습니다. 결국 큰오빠는 이모의 장례식장에 찾아가지 못했죠. 큰오빠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세기가 조금만 빨리 떴으면 장례식장이라도 찾아갈 수 있었을 거라고 씁쓸해하는 오빠가 안쓰러웠습니다. 요즘은 직장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하던 러시아로 언제 다시 들어갈 수 있는지 미지수고 애초에 일하던 업종이 코로나 사태를 크게 영향을 받은 업종 중 하나인 관광업이라서 현재 휴직 중이기 때문이에요.


저희 큰오빠 이야기처럼 다른 분들도 각자의 힘겨운 이야기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느 특정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두를 힘겹게 하니까요.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더욱더 공감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수 있고,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더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의 체계적인 방역 조치가 바탕이 되었음은 분명하지만, 만약 국민들이 그런 조치에 불만을 가지고 거부하였다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사태는 커져 버렸을 테죠. 우리 모두가 서로의 아픔, 고통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더욱 서로를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정부의 모든 조치, 지시들을 수용하고 충실히 이행할 수 있었고 초반 우리나라를 행하던 세계 각국의 우려의 시선들을 현재에 와서는 감탄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꿀 수 있던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사태가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저는 우리들의 서로 배려하는 마음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실수도 있을 것이고 실망스러운 일도 생기겠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들의 배려하는 마음의 크기가 모두 더해진다면 그 모든 것들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시금 서로를 마주 보며 웃고, 그 웃음을 마스크 밖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날까지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2020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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