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은상 - 김별이
마음아, 이 편지를 읽을 쯤이면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네 얼굴의 상처도 사라지고, 마음에도 진정한 봄이 왔길 바란다.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심각단계가 되고,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간호사인 너는 코로나19 환자를 보게 되었지. 부모님은 면역력이 약한 너를 걱정했지만, 같은 간호사인 언니와 나는 걱정보다는 네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며 잘할 것이고, 잘 이겨낼 것이라 확신했어. 레벨D인 우주복을 입고, 아직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상황에 코로나19 환자를 보면서 또한 매일 엄청 늘어나는 환자를 보며 나는 아침마다 기도를 한다.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사라져 불안, 공포, 죽음이 사라지게 해 달라고. 우리 마음이 덜 힘들게...
간호학과에 다니는 나를 보며 연년생인 너는 다음 해에 나를 따라 진로를 정해 간호학과로 왔었지. 나는 임상에서 지역 사회인 학교로 옮겨 보건교사를 하고 있지만 가끔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 3교대에 지치고, 늘 위험하며 물도 밥도 못 먹을 정도로 바쁜 근무환경에 널 남겨두고 온 것 같아. 그래도 씩씩하게 베테랑 간호사가 된 네가 대견해. 대구경북에 자원한 간호사를 보며 울컥하고, 같은 간호사임에 자랑스럽고, 나도 그 자리이자 너의 옆에 함께 하고 싶다. 진심이야. 나에게는 현재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 사태의 중심인 교육현장에 있으니 나의 학교를 잘 지킬게. 나도 등교 개학을 부지런히 준비한 것 잘 알 거야. 너보다 몸이 고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학교의 유일한 의료인, 감염병 전담인이라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 우리 의료인의 숙명. 같은 의료인으로서 자매로서 같은 감정을 공유함에 감사하고 좋다. 나도 학교에서 1차 방어 역할을 잘해서 병원에서 지쳐가는 의료진들이 더 지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
3월 말, 아빠 환갑. 부여에서 우리 네 남매, 농사지어 길러주신 우리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내려가지조차 못했잖아.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우리가 지역을 이동하여 혹시 모를 불씨가 될까봐... 부모님께 감사, 환갑 기념 플래카드 만들어서 우리 네 남매 2명씩 들고 찍은 사진을 sns로 부모님께 전해드린 그 날, 참 벅찼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엄마, 아빠 보러 가고 싶다. 요양병원에 계신 우리 할머니, 인지력이 점점 감소하시는데 우리 잊지 않으셨을까? 빨리 가서 할머니 손도 만지고 얼굴도 만지자. 얼른 그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한 가정인 우리 가족에게도 코로나19로 많은 일이 있었네. 국민 모두가 이렇게 평범했던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꼈을 거야. 국민 한 명 한 명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어.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 5부제가 생겨날 때쯤 아빠가 “너희는 몇 일 분 갖고 있으니 마스크가 없는 사람에게 양보하게 줄을 서지마라”라고 말씀하셔서 처음에는 섭섭했는데, 아빠 말이 맞아. 넉넉하지 않아도 타인을 위해 양보하고 베푸는 마음. 사재기 없이 국민의 시민의식이 높아진 덕분에 우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는 거야. 오늘 너의 얼굴을 무심코 보니 오른쪽 뺨에 진물이 나며 살갗이 벗겨졌더라고. 환자를 볼 때 쓰는 고글에 짓눌려 생긴 상처, 너는 코로나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까지 세심하게 읽어주며, 공감하는 진정한 간호사라고 생각해. 마음아, 고생했어. 조금만 더 힘내 줘.
마음아, 이 편지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너에게 닿을 거야. 코로나19 사태인 지금도 봄이 오듯 그때에는 전 국민의 상처 난 마음에도 진정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 #힘내라_대한민국, #힘내라_내 동생 마음아♡
20. 4. 24. 금
별이언니가
2020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일반부 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