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은상 - 정미애
네가 보내준 고구마 말랭이를 먹으면서 쓴다. 맛있다. 일까지 하면서 언제 집안 옷 정리며, 말랭이에, 딸기잼까지 만들었니? 연신 감탄만 하는 나에게 말랭이는 시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거라며 말해주었지. 나눠주는 너의 마음에 달게 느껴진다.
마스크 대란이 있을 때, 너의 남편이 마스크를 구하려고 아내의 친정 식구들까지 챙겼다는 이야기에 감동받았어. 나도 마스크를 사는 것이 힘들었지. 약국에서 줄 서는 일이 내 몫이었어. 남편은 본인과 자신의 어머니 것은 천 마스크를 구입해서 매일 빨아서 사용했지. 나와 아이들은 약국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며칠씩 사용했어.
코로나로 중국에서 물건이 들어오지 않아서 주문이 들어와도 팔 물선이 없다는 이야기에 걱정이 되었는데, 지금은 어떠니? 너는 매일 남편과 가게를 지키면서 하루를 보내고 그렇게 한 달을 지나고, 몇 달이 지나는구나.
내가 하는 시급제 일도 근무일이 줄어들어, 급여가 줄었어. 온라인 수업을 하며 집에 있는 아이들 세끼 차려주는 일이 늘어났지. 특히 초등 2학년인 민아의 EBS온에어 학습시간을 지키고 배움 노트 기록하는 것이 큰 일이야.
남편은 대리운전기사 일을 못했어. 승용차 안의 공간에 같이 있는 것도 걱정이 되기도 했고, 대리기사 신청하는 사람도 줄어들었어. 점심때 배달 기사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지. 그 일도 배달기사가 많아지면서 받는 배달비용이 낮아졌다. 생활비를 아끼려고 해도 애들 셋이 집에만 있는 날들이니, 식비가 많이 늘어났어. 정부와 시에서 받은 재난지원금의 대부분을 식비로 사용했다.
너에게 자녀문제, 교육, 살림, 가족 문제들까지 전화로 이야기하고 물어보면, 마주 보며 이야기하듯 공감해주었지. 이번에 보내준 택배 상자에 너의 아이들이 입고 작아진 옷들까지 챙겨서 보내줘서 고맙다. 잘 입힐게.
어제 읽은 책에 돈으로 갚을게 있고 마음으로 갚아야 하는 빚이 따로 있다는 글에 네가 생각났다. 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은 마음으로 눙쳐도 안 되고, 마음으로 갚아야 하는 빚을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나는 너에게 마음으로 갚아야 하는 빚이 참 많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성인이 되고, 결혼하여 네가 대전에서 살고 있는 지금까지 항상 좋은 친구로 있어주었다. 사는 지역이 달라 거리는 멀어졌지만, 그만큼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 넌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좋은 아내와 현명한 엄마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나를 매번 응원해 주었어.
진희야, 오랜 세월 친구로 있어줘서 고맙다 내가 기차 타고 너에게 갈 때쯤에는 코로나도 잠잠해지겠지. 내가 밥살게. 그때까지 항상 건강하게 잘 있어.
2020년 6월 12일 미애가
2020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일반부 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