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학부모들과 교사들을 위해
주변에 동료 교사들도 많지만, 교사가 아닌 지인들이나 친구들도 많다보니 교사와 학교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오해가 존재한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된다.
특히 선생들은 방학때 월급 받고 논다던가, 학원 선생보다 수업을 못한다던가, 맨날 우리 애만 차별한다는 등의 할말을 잃게 만드는 오해들 말이다.
초임때는 나도 학교와 교직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아는 바도 없고 나또한 적응하는 과정이었기에 별다르게 해줄 말이 없었다.
하지만 쌓여가는 교직 경력과 함께 학생, 학부모와의 화려한 에피소드로 인해 교사로서의 내공도 점점 쌓여가고, 나또한 학부모가 되고 보니 교사로서 해줄 수 있는 설명이나 조언이 많아졌다.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교사들이 어떻게 수업을 디자인하고 고민하는지, 혹독한 입시 제도 안에서 문제 출제를 위해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부모도 컨트롤 할 수 없는 아이를 지도하면서 어떤 자괴감을 느끼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한편, 학부모가 된 친구들의 상담 전화를 받다 보면 일반 학부모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나 편견의 내용도 알게 되고, 또 역으로 교사와 학교의 입장을 설명해 주기도 하면서 내적인 평정심 또한 다져갈 수 있었다.
결국 내 자녀가 올바르고 건강하게 잘 성장하기를, 내 제자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알고보면 학부모와 교사 모두 근본은 같은 마음인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은 학생 인권이 소중히 보호되기를 바라고, 교사 또한 교권이 온전하게 지켜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학생 인권과 교권은 상생의 관계이지 상충의 관계가 아니다.
학생 인권이 가치있게 보호되려면 교권 또한 소중히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이 둘을 상생의 관계로 유지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학부모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내 자녀를 부모 다음으로 소중히 여기며, 사심 없이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학교 교사라고 생각한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존중하며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아름다운 장면이 학교 곳곳에 펼쳐지기를 바라며, 학부모의 입장이자 교사입장이기도 한 양심고백과도 같은 교사 일지를 적어 본다.
또한 작금의 현실에서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을지 말지, 계속 유지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수많은 후배 교사들에게 20년차 선배로서 교직의 모든 영역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 주고자 하는 바램으로 글을 쓴다. 글을 읽다가 조금이라도 희망의 불씨나 도전 의식이 생긴다면 영락없는 교사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께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올바른 시선으로 내 자녀의 선생님을 바라봐 주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