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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 잇프제이 Jul 21. 2023

[교사 월급일지]교사 월급은 정말 박봉인가요?

교사 월급은 정말 박봉인가요?

방학과 더불어 자주 논란이 되고 있는 교사의 월급.

정말 교사 월급은 박봉일까?

대부분의 언론과 여론에서 교사 월급을 박봉이라고 표현하길래 교사인 나도 정말 궁금했다.

물론 실제 생활하면서 체감하는 교사 월급은 항상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기준으로 봤을때 정말 박봉일까.


현재 경력 20년차, 대졸이상, 40대 중후반인 나의 이력을 기준으로 고용노동부 임금직무 정보시스템 통계 자료 (2023.6월 기준)를 검색해 봤다.


대졸이상, 40대, 10년 이상 경력으로 필터링 해보면 이런 그래프 값이 나온다.

교직은 남녀 구분 없이 임금이 똑같기 때문에 성별 구분은 하지 않았다.

(10년 이상 경력, 40대 중후반, 대졸 이상의 평균 임금)






그렇다면 이번엔 근속연수로 20년 이상, 대졸 이상, 40대 중후반으로 필터링 해보면 헐 평균 임금은 더 올라간다.

(20년 이상 근속, 대졸 이상, 40대 중후반의 평균 임금)






이 그래프 자료를 보고 좌절하거나 속상해 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위 자료는 산업군과 직종별 구분을 하지 않은, 다시 말해 전문 직종이나 최고 소득 수준의 자료까지 함께 평균 낸 값이라는 걸 염두에 두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하도 밑도 끝도 없이 박봉이라 하길래, 우리나라 전체 직종에서 교사 임금은 대체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아본 것이다.


그럼, 이번엔 교육 전문직 및 관련 종사자들의 연봉을 필터링 해봤다.

교육 전문직 및 관련 종사자, 대졸 이상, 40대 중후반의 평균 임금 수준이다. 확실히 낮아진다.

더 정확히는 경력이나 근속연수까지 필터링 하고 싶었지만, 3가지 조건만 설정할 수 있기에 연령대로 경력을 커버했다.

(교육관련 종사자, 대졸 이상, 40대 중후반의 평균 임금)




그렇다면, 실제 나의 연봉은 얼마일까?

남편도 아직 잘 모르는 나의 연봉을 처음으로 글을 통해 공개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올해로 20년 차에 접어든 나의 연봉이다.

2022 귀속년도 나의 연봉을 검색해 보니 7천 5백만 원 정도이다. 성과금이나 교과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비슷하게 잡힐 것이다. 

어떤이는 많다고 할 수 있고, 어떤이는 20년차 경력치고는 적다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보너스가 가장 많이 나오는 1월은 만족하다가도, 보너스 비수기인 달에는 한숨을 푹푹 내쉬기도 하며 오락가락 한다.

숫자로 보여지는 금액은 많아 보이지만, 실수령액을 따져보면 20년차 경력직이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 한참 부족한건 사실이다. 어쨌든 달마다 세금과 연금을 왕창 떼이고 나면, 아이들 학원비와 각종 고정비로 통장에 스쳐지나가는 바람같은 월급인건 맞다. 요즘처럼 살인 물가에 비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교사 월급은 온갖 고충을 기꺼이 감당하기에 결코 만족할 월급은 아니다,


교사 연금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월급에서 떼어가는 원금이 워낙 많으니 돌려 받는 원금도 그에 비례하는건 당연지사다. 외부에서는 연금에 대한 이자가 많이 붙는 줄 알고 있지만, 연금법 개정으로 돌려받는 이자는 확 줄었고 오히려 떼어간 원금 때문에 부족한 생활 자금을 대출받아 은행에 지불하고 있는 이자가 더 많은듯 하다.


경력 20년차인 나도 이런데, 저경력의 신규교사들의 월급은 오죽할까.

갑자기 초임시절에 17일에 나온 월급명세서를 보고, 17일에 월급이 나오니까 절반만 나온 걸로 오해했던 웃픈 기억이 난다.

특히 담임 수당은 정말 뼈아프다. 30명이 넘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상담을 하면서, 때마다 사비를 들여 학생들에게 간식 이벤트를 펼치면서도 한 달에 받는 담임 수당은 고작 13만 원이다. 과중한 업무를 부담해야하는 부장 수당이 월 7만 원인건 일반 사람들은 알고 있나 모르겠다.



요즘 Z세대들에겐 이념이 없다고 한다. 그들을 비하하는게 아니라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 자신을 알아주고 자신에게 응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들이 Z세대들에게 정의이자 이념이라고 어느 책에서 그랬다.

젊은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열정 페이나 희생 정신을 요구할 수도 없고, 요구해서도 안되는 세대적 특성을 그들도 갖고 있다.

'돈 때문에 교사하냐'가 아니라 교사로서 투입한 노력과 노동에 대해 응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 특히 요즘 시대를 살아가야하는 젊은 교사들에게 더욱 절실한 포인트다.


요몇일 교권 침해와 초임 교사의 자살 소식으로 마음이 너무 안좋다.

교사의 침해된 권리보다 교사의 의무와 희생이 더욱 요구되어지고 조명받는 이 사회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진정한 교사는 몇이나 될까..괜시리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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