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를 그만하기 위해서

비자살성 자해 2

by 초코파이
혹시 뭔가에 중독이 되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과자를 좋아한다. 과자를 엄청 좋아한다. 과자 중독이다. 한번 손을 대면 멈출 수가 없다. 특히 뭔가에 집중해야 할 때는 뭔가 먹어야 할 것 같다. 주말 저녁에 프로야구를 관람하면서도 먹고 싶고, 책을 읽으면서도 먹고 싶고, 일을 할 때도 먹고 싶고,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먹고 싶다. 나도 알고 있다. 살을 빼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자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조금만 먹자, 과자를 뜯어서 조금 먹고 보관하자. 라며 과자를 뜯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어느새 한 봉지를 다 먹고 다른 과자를 찾고 있다. 정신이 들면서 나에게 욕을 한다. '미쳤구나! 미쳤네. 제발 그만 먹어!' 그런 생각들은 나에게 죄책감을 불러온다. 그러면 나는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 이제 모르겠다.' 하고 과자를 더 먹어버리기도 한다. 더는 먹기 싫어질 때까지...


자해가 중독되는 이유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면 자신에게 중독된 것들을 떠올려 보면 더 이해하기 편할 거다. 자신에게 중독된 것이 술이든, 담배든, 스마트폰이든...


우리는 자신들에게 중독된 것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충분히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다짐도 하기도 한다. 중독으로 넘어가면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자해도 한번 시작한 자해가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내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받을 때 가장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자해라면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칼에 손이 가게 되어 있으며, 결국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신을 차려보면 자해를 해놓은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다시는 자해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자. 다음부터는 이런 거 절대 하지 마!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내가 흡연자이거나 애주가이거나 과자중독자이다. 뭔가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이다. 나도 내가 중독되어 있는 것이 내 몸에 안 좋은 것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도 줄이고 싶거나 끊고 싶다는 욕망이 있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누군가가 와서 이야기한다. "헐... 그렇게 몸에 안 좋은 행동을 하다니! 그건 진짜 나쁜 행동이야. 앞으로 나와 절대로 담배. 술. 과자를 입에도 대지 않기로 약속하자. 다 널 위해서야. 내가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라고."라고 말한다면 나는 반발심이 올라온다. 다시는 그 사람을 보지 않을 거다. 그 사람을 평생 피해 다닐 거다. 내가 알고 있는 죄책감을 건드리고 섣불리 내가 금지된 일에 대해서 하지 않기로 목표를 정한 것이다. 나의 동기와 의지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자해학생을 발견하고는 많은 시간을 들인다. 자해를 하는 이유부터, 자신이 자해를 하게 하는 스트레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들 등을 충분히 들어준다. 그리고 자해를 줄이기로 학생과 목표를 잡는다. 자해를 줄이기 위해서 대처행동(고무줄 튕기기, 얼음으로 문지르기, 그림 그리기, 노래 부르기, 찬물샤워, 아이스크림 먹기 등)을 탐색하고 선택한다. 그리고 자해가 하고 싶을 때는 이런 대처 행동들을 해보기로 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이렇게 우리가 대처행동을 가지고 있더라도 또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학생에게 알려준다. 나는 "만약 네가 자해를 또 하게 될지도 몰라. 그렇다고 너한테 실망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럴 수도 있으니까... 자해를 하면 잘 소독하고, 다음에는 대처행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중요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해를 하고 난 후 자기 개념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에게 실망하는 등의 부정적으로 자신을 인식하면 결국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과자를 끊을 때도, 담배를 끊을 때도 내가 실패했다고 해서 주저앉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가 또 자해를 해도 실망하지 않고 잘한 점이 있다면 칭찬해 준다. 그전에는 한 번도 안 참고 바로 했다면 이번에는 한두 번 망설이고 참다가 했다면 그것도 성장이고 칭찬할 점이다.


누군가는 요즘 아이들은 참 나약하다고 말한다.

그 말은 반은 틀리고 반은 맞다.

아이들은 잘 버텨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법이 잘못되긴 했지만 자해도 잘 버티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자해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힘내자 방황하는 사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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