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글 Jul 23. 2024

헤어진 지 일주일

오늘은 헤어진 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다.

‘마음이 어떠니?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니?‘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괜찮은 건지, 아니면 괜찮은 척하는 건지

오늘 다시 블로그를 확인해 보니깐 어떻게 알았는지 서로 이웃을 취소했더라고. ‘이제야 알았나 보네..’

과연 어떤 심정일까? 아마도 내가 절대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올렸을 텐데, 내가 봤다고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으려나? 아니면 봐도 뭐 상관없다고 생각하려나…


내 나름대로는 책도 꾸준히 읽고, 다음 작품도 준비하고, 매일 일기도 쓰고 또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도 많이 만나려 하고, 다음 사업도 기획하며 잘 지내고 있다.

그러던 중,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친한 형을 만났다.

밥도 먹고 술도 먹으며 진지하게 밀렸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형은 그렇게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은 아니어서, 막 엄청 도움이 되진 못하지만..

내 연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정말 처음으로 가족이나 여자친구가 아닌 사람에게 내 불안을 여실히 보여준 것 같다.


떨리고, 긴장되고… 또 걱정도 많이 됐다. ‘이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근데 생각보다 담담하게 잘 받아주더라. 오히려 형은 자기도 공황장애나 불안이 심해서 병원에 다닌 적이 있다면서 자기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해줬다.

내가 숨기지 않고 내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니, 형도 나에게 그런 마음을 똑같이 전해주는 느낌이었다.


그냥 나도 더 이상은 이런 불안이나 걱정이 많다는 것을 숨기고 살고 싶진 않았다.

“부끄럽나?” 솔직히 부끄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부끄럽다. 특히 내가 크게 걱정하는 부분이 약간 편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성”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더 부끄러운 것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으니깐. 괜찮다.


형은 요즘 뭐 하면서 지내는지 쭉 이야기를 들어보니깐, 나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더라.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정말 쉴 틈 없이 치열한 삶을 살고 있었어.

솔직히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걱정이 되기도 해. ‘나는 뭐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이상하게 예전만큼 조급함? 혹은 비교를 하는 마음이 그다지 들지 않더라고


그냥 난 지금 내 삶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삶…

그 안에서 실패하는 삶, 그리고 평생 이렇게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삶..

난 이 모든 삶이 좋다. 그게 나이기에

이전 07화 헤어진 지 6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