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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육을 공부하는 이유는

파자마를 입은 소년으로 보는 교육의 중요성

by 에이브 Ave


나는 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교육을 선택한 확실한 이유가 있다. 지금 와서는 전공을 바꿀까 고민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전공이 싫어서보다는 내 미래의 직업에 대한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전과를 고민하는 와중에도 내가 가진 교육관을 검토하고 개선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은 교육에 대한 내 첫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교육이 결국에는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는지에 따라 사람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교육이 우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 코로나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는 자연스럽게 책 속에 빠져버렸다. 어렸을 때는 열심히 영어 학원을 다니고 공부를 해도 전혀 늘지 않던 영어가 심심한 마음에 들여다본 책을 통해 훌쩍 늘어버렸다. 처음에는 떠듬떠듬 읽었던 책을 어느새 술술 영어로 읽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옆에 책을 끼고 살게 되었다. 한창 코로나가 유행하고 암울한 시기, 나는 아는 친구가 다 읽고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던 책을 받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라는 책이었는데 아무 생각도 기대도 없이 펼친 책에서 나는 강렬한 충격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영어로 읽은 책 중 처음으로 깊이 빠져든 책이기도 하여 내 인생 책이라고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라는 책은 브라이언이라는 독일 아이가 슈무엘이라는 유대인 친구를 사귀게 되는 이야기다. 나치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독일 시골로 내려간 브라이언은 근처에 유대인 수용소를 찾게 된다. 수용소라는 것을 몰랐던 브라이언은 단순히 시골의 농장으로 알고 무척이나 수용소에 가고 싶어 한다. 우연히 슈무엘이라는 유대인 친구를 철장 너머에서 만나게 되고 우정을 쌓게 되는데, 이 책의 결말을 만약 마주하게 된다면 결코 놀람을 금치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브라이언의 누나는 브라이언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탓에 아버지가 붙여주신 가정교사에게 여러 가지 역사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브라이언의 누나와 브라이언은 관점의 차이가 확연했다. 편향된 교육을 받지 않았던 브라이언은 슈무엘이라는 친구를 사귀며 편견과 차별 없이 슈무엘을 대한다. 이러한 브라이언의 태도는 나에게 새로운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교육은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까?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는 어떻게 다양한 사고와 판단을 기를 수 있을까? 현재의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책에 나온 브라이언처럼 지루하다고 역사 시간에 딴짓하며 한 귀로 흘려버릴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더 이해하고 알아가려고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교육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교육으로 인해 이 세상의 전반적인 지식과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교육을 받으면서 그리고 교육을 하면서 사고와 판단력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향되고 잘못된 교육으로 제대로 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


후대의 우리는 나치 시대를 되돌아보며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손가락질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당시의 사람들의 사고와 판단력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들도 분명히 생각하고 판단했을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들만의 관점으로 시각으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의 생각과 사고를 점검해봐야 한다. 우리가 받은 교육이 현재의 우리의 관점과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그 영향이 어떻게 지금의 선택과 생각을 좌지우지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읽고 나는 교육을 전공하기로 결정했다. 학창 시절 교육을 받은 입장에서 건전한 사고와 판단력을 기른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나는 교육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아마 ‘교육’을 교육받으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나의 생각과 사고가 편향되어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확인해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교육의 힘을 믿기에 다음 세대를 위한 최선의 교육을 위해 공부하고자 한다. 단순한 정보와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교육은 세상을 보는, 사건을 보는, 사람을 보는 ‘사고방식’을 가르친다. 그리고 굳어진 사고방식으로 세상과 사람을 대할 때 실수가 생기고 갈등이 생긴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지식을 쌓고 사고방식을 기른다. 교육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에서 더 나아가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점검해서 쌓은 지식이 진실인지 확인하고 정보를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사고와 판단으로 교육을 점검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힘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

KakaoTalk_20231217_215931911_19.jpg 보이는 것 너머를 가르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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